한국 축구대표팀이 개최국 멕시코를 상대로 조 1위와 32강 조기 진출 가능성을 걸고 맞붙는다. 1차전에서 나란히 승점 3점을 챙긴 두 팀의 2차전은 A조 흐름을 가를 분수령으로 꼽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9일 오전 10시 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멕시코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1차전에서 체코를 2대1로 꺾었고, 멕시코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대0으로 이겼다.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앞선 멕시코가 조 1위, 한국이 2위다.
이번 경기는 단순한 조별리그 2차전 이상의 무게를 갖는다. 승리하는 팀은 2연승으로 32강 진출에 사실상 다가서고, 조 1위 경쟁에서도 우위를 잡는다. 반대로 패하는 팀은 최종전 부담이 커진다. 한국은 멕시코전 이후 남아공을 상대한다. 멕시코는 체코와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축구계 전문가들은 멕시코전이 "전쟁 같은 경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최국 멕시코는 빠른 템포와 강한 전방 압박, 홈 관중의 일방적 응원을 등에 업고 초반부터 한국을 몰아붙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체코전에서 보여준 안정된 조직력과 침착한 경기 운영을 이어가야 한다.
1986 멕시코 월드컵을 경험한 최순호 전 국가대표 공격수는 멕시코의 가장 큰 무기로 빠른 경기 템포를 꼽았다. 그는 "멕시코는 정신을 차리기 어려울 정도로 경기 템포가 빠른 팀"이라며 "상대 흐름에 말리면 우리 페이스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수 전환이 빠르고, 공격 전개 때 여러 선수가 동시에 움직이는 멕시코 특유의 리듬을 경계한 것이다.
홈 분위기도 변수다.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는 수만 명의 멕시코 팬이 들어찰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전부터 관중석은 멕시코 응원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고, 심판 판정 하나와 공 소유권 변화에도 경기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최순호는 "중요한 것은 90분 동안 냉정함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초반 15분이나 경기 막판 집중력이 흔들리면 어려운 경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변성환 전 수원 삼성 감독은 난타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멕시코가 1차전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결과적으로 2대0 승리를 만든 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멕시코가 홈에서 조 1위를 놓고 나서는 만큼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고, 한국도 물러서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멕시코 수비의 핵심인 세사르 몬테스의 결장은 한국에 변수다. 몬테스는 남아공전 후반 추가시간 무리한 파울로 퇴장당해 한국전에 나설 수 없다. 다만 변 전 감독은 "한 명이 빠졌다고 크게 흔들릴 팀은 아니다"라고 봤다. 멕시코는 수비 자원이 풍부하고, 홈 경기에서는 수비 공백보다 공격 압박으로 상대를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영민 부천FC 감독은 경기 초반 운영을 승부처로 짚었다. 그는 "전반 초반만 잘 버티고 분위기에 적응하면 오히려 홈팀 멕시코가 이겨야 한다는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초반을 잘 넘기고 준비한 대로 경기한다면 2대1 승리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한국의 강점은 체코전에서 드러난 회복력이다. 선제 실점 이후에도 경기 운영이 무너지지 않았고, 후반 황인범과 오현규의 골로 역전승을 만들었다. 손흥민과 이강인을 중심으로 한 공격 전개, 중원에서의 압박 회피, 교체 자원의 결정력이 함께 작동했다. 멕시코전에서도 이 흐름을 이어가는지가 중요하다.
손흥민의 역할은 다시 커진다. 멕시코 수비가 빠르고 거칠게 압박할 경우 손흥민은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이강인의 전진 패스, 황인범의 중원 조율, 오현규의 문전 움직임이 맞물리면 몬테스가 빠진 멕시코 수비 뒷공간을 노릴 수 있다.
멕시코는 개인기와 속도에서 강점을 가진 팀이다. 짧은 패스와 빠른 방향 전환으로 상대 수비를 흔든 뒤 측면 돌파와 문전 침투를 시도한다. 한국 수비가 초반 압박에 당황해 간격을 벌리면 위험한 장면이 반복될 수 있다. 반대로 수비 라인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중원에서 첫 압박을 벗겨내면 한국도 충분히 역습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승리와 무승부로 갈렸지만 공통된 조건은 같았다. 한국이 홈 관중의 열기와 멕시코의 초반 템포에 휘말리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냉정함을 잃지 않고 체코전의 안정감을 이어간다면 개최국을 상대로도 승점 확보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한국과 멕시코의 2차전은 A조의 주도권을 정하는 경기다. 90분 동안 어느 팀이 감정과 분위기에 덜 흔들리는지가 승부를 가를 수 있다. 한국이 멕시코의 속도와 응원 압박을 견디고 조 1위 경쟁의 문을 열 수 있을지가 이번 경기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