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한의의료기관 건강보험 수가가 올해보다 3.0% 오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대한한의사협회 등 공급자단체와 2027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협상을 마무리하고, 지난달 30일 재정운영위원회에서 협상 결과를 심의·의결했다. 전체 평균 인상률은 1.65%로 정해졌고, 의원 유형은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번 협상 결과 2027년도 요양급여비용 평균 인상률은 1.65%이며, 추가 소요 재정은 1조2058억원으로 추산됐다. 환산지수 인상률은 1.45%, 상대가치 연계 인상률은 0.20%다. 상대가치 연계분은 필수의료와 저평가 행위 보상, 진찰료 조정 등에 활용된다.
유형별 인상률은 약국이 3.7%로 가장 높았다. 한의는 3.0%, 치과는 2.6%, 병원은 1.2%로 타결됐다. 요양병원과 정신병원은 1.3%, 조산원은 6.0%, 보건기관은 2.7% 인상된다. 병원 유형은 환산지수 인상분 가운데 0.1%를 필수의료 및 저평가 항목에 투입하고, 한의와 치과 유형은 각각 진찰료 등에 반영하기로 했다.
한의원의 경우 외래 초진 진찰료는 1만5860원에서 1만6320원으로 460원 오른다. 외래 재진 진찰료는 1만10원에서 1만300원으로 290원 인상된다. 초진 기준 환자 본인부담액은 4700원에서 4800원으로 100원 늘어난다.
이번 협상에서 의원 유형은 공단이 최종 제시한 1.6% 인상률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결렬됐다. 의원 유형 환산지수는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6월 30일까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재정운영위원회는 건정심에 공단이 최종 제시한 1.6% 인상률을 초과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건보공단은 올해 수가협상에서 건강보험 재정 상황과 가입자 부담 능력, 의료 인프라 유지 필요성을 함께 고려했다고 밝혔다.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수가 인상에 따른 보험료 영향도 협상 과정의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공급자단체들은 인건비와 물가 상승, 필수의료 위기 등을 이유로 더 높은 인상률을 요구했지만, 가입자 측과의 간극은 컸다.
한의계는 이번 협상에서 저평가된 한의 행위에 대한 보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건강보험 보장성 정책에서 한의 분야가 상대적으로 소외됐고, 건강보험 점유율과 실수진자 수 감소 등으로 경영 여건이 악화됐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 의과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행위에서도 한의 수가가 낮게 책정돼 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이번 수가협상은 단순한 인상률 결정에 그치지 않는다. 환산지수 인상분 일부를 상대가치 조정과 연계하는 방식이 한의와 치과 유형까지 확대되면서, 앞으로는 전체 수가를 일률적으로 올리는 방식보다 저평가 항목을 선별해 보상하는 구조가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의 수가 3.0% 인상은 타결됐지만, 한의계가 요구해 온 저보상 구조 개선은 건정심 논의와 후속 제도개선 과정에서 다시 다뤄질 쟁점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