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에 AMD의 차세대 인공지능 인프라를 확대 도입한다.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에 집중됐던 AI 연산 장비를 다변화하고, 급증하는 생성형 AI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조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일 AMD의 최신 AI 가속기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가 결합된 시스템을 애저 데이터센터에 배치한다고 밝혔다. 도입 대상에는 AMD의 랙 단위 AI 플랫폼인 "헬리오스"와 차세대 에픽 서버 프로세서가 포함된다. 양사는 구체적인 공급 물량과 계약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헬리오스는 여러 개의 AI 가속기와 CPU, 네트워크 장비를 하나의 랙으로 구성한 대규모 연산 시스템이다. 개별 반도체만 공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센터에 설치할 수 있는 완성형 인프라를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AI 모델 추론과 데이터 처리, 반도체 설계 자동화, 고성능 컴퓨팅 작업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애저에서 AMD의 MI300X 가속기가 탑재된 가상머신을 운영하고 있다. MI300X 기반 시스템은 가속기 8개와 총 1.5테라바이트의 고대역폭메모리를 갖춰 대규모 AI 모델 처리에 활용된다. 이번 협력은 개별 가상머신 공급을 넘어 AMD의 랙 단위 장비와 서버 프로세서까지 적용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기존 협력과 차이가 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는 AI 인프라가 모델 학습과 추론, 데이터 준비 등 서로 다른 작업을 처리해야 한다며 다양한 반도체와 시스템을 함께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엔비디아 장비와 AMD 제품, 자체 개발한 AI 가속기 "마이아 200"을 병행해 작업 성격에 맞는 연산 자원을 배치한다는 전략이다.
AI 가속기 시장은 현재 엔비디아가 주도하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생성형 AI 서비스 확대 과정에서 엔비디아 제품을 대량으로 확보했지만 높은 가격과 공급 부족, 특정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마이크로소프트도 기존 AI 인프라에 엔비디아 장비를 대규모로 사용하고 있어 이번 결정이 즉각적인 교체보다는 공급처 확대에 가깝다.
AMD는 헬리오스를 엔비디아의 차세대 랙 단위 플랫폼과 경쟁할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헬리오스는 올해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며 마이크로소프트 외에도 메타와 오라클, 오픈AI 등이 고객사로 거론된다. 메타는 앞서 AMD와 최대 6기가와트 규모의 AI 가속기를 공급받는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발표 이후 AMD 주가는 미국 증시에서 장중 5% 안팎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세계 주요 클라우드 기업이 AMD의 차세대 시스템을 채택했다는 점을 제품 성능과 공급 능력에 대한 검증으로 받아들였다. 다만 공급 물량과 매출 반영 시점이 공개되지 않아 이번 계약이 AMD 실적에 미칠 직접적인 영향은 아직 산정하기 어렵다.
이번 도입으로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이 곧바로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엔비디아 장비 사용을 계속하면서 AMD 제품과 자체 반도체를 추가하는 구조를 택했다. AMD가 헬리오스를 예정된 시기에 공급하고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운영 안정성을 입증할 수 있는지가 AI 반도체 경쟁의 다음 변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