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2년 차 문동현이 국내 남자골프 최고 전통의 대회인 KPGA선수권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세 2개월 2일의 나이로 정상에 오르며 대회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도 새로 썼다.
문동현은 7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69회 KPGA선수권대회 with A-ONE CC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9언더파 275타를 적어낸 문동현은 김찬우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우승은 문동현이 프로 데뷔 이후 19번째 출전 대회에서 거둔 첫 승이다. KPGA선수권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선수로는 역대 26번째다. 1960년 제3회 대회에서 한장상 고문이 세운 20세 4개월 10일의 최연소 우승 기록도 66년 만에 갈아치웠다.
승부는 막판에 갈렸다. 최대 승부처였던 16번 홀에서 문동현은 티샷이 밀리며 위기를 맞았다. 홀까지 30야드를 남기고 친 세 번째 샷은 그대로 홀 속으로 들어갔다. 4명이 공동 선두를 이루던 흐름에서 문동현은 이 칩샷 버디로 1타 차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후 문동현은 남은 17번 홀과 18번 홀을 모두 파로 막아냈다. 마지막 파 퍼트가 홀에 들어가면서 피 말리는 접전은 끝났다. 문동현은 우승 상금 3억2000만 원과 제네시스 포인트 1300점을 획득했고, 상금 순위 2위와 제네시스 포인트 1위로 올라섰다.
최종 라운드 출발은 쉽지 않았다. 문동현은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경기를 시작했지만 전반에 1타를 잃으며 우승 경쟁에서 밀리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 10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흐름을 바꿨다.
13번 홀에서도 장면이 나왔다.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지만, 그린 밖 10야드 지점에서 시도한 칩샷이 그대로 홀에 들어갔다. 이어 14번 홀 버디로 선두에 올랐고, 15번 홀 보기로 다시 공동 선두가 됐지만 16번 홀에서 또 한 번 칩샷 버디를 만들어내며 승부를 결정했다.
문동현은 2023년 국가대표를 지낸 뒤 2024년 프로로 전향했다. 지난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해 임성재에 이어 준우승하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프로 첫 시즌에는 상금 순위 71위에 그쳐 시드를 잃을 뻔했다. 김동민의 군 입대로 상위 70명에게 주어지는 투어 카드를 유지하면서 올해 다시 기회를 잡았다.
문동현은 방송 인터뷰에서 “최연소 우승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며 “예상치 못한 우승을 하게 돼 기쁘고 어안이 벙벙하다”고 말했다. 이어 “16번 홀에서는 파 세이브를 하자는 생각으로 어프로치를 했는데 버디로 연결돼 혹시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마지막 18번 홀 파 퍼트가 들어갈 때까지 우승을 확신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승 순간에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앞으로 남자 골프를 빛낼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찬우는 마지막까지 추격했지만 1타 차 준우승에 머물렀다. 올 시즌 초반 3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의 부진을 딛고 통산 3승에 도전했으나 10번 홀과 12번 홀에서 2m 안팎의 파 퍼트를 놓친 장면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찬우는 한국오픈 공동 5위에 이어 메이저 대회 2개 연속 톱5에 올랐다.
엄재웅과 이재진은 최종합계 7언더파 277타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 신인상 포인트 1위 왕정훈과 김진형은 6언더파 278타로 공동 5위에 자리했다.
문동현의 우승은 한 장면으로 설명됐다. 위기에서 나온 두 차례 칩샷 버디, 특히 16번 홀 30야드 어프로치가 그대로 홀로 사라진 순간 대회 흐름은 바뀌었다. 첫 승과 최연소 기록을 동시에 품은 문동현은 KPGA 투어의 새로운 얼굴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