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검찰·경찰 합동수사본부 구성이 확정된 가운데, 경찰은 선관위 관련 자료 확보를 통해 투표지 부족 사태의 경위와 책임 소재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1일 오전 9시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 등 7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적용 혐의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무유기 등이다.
이번 압수수색에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소속 경찰관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디지털포렌식 요원 등 100여 명이 투입됐다. 검찰·경찰 합동수사본부 소속 검사 3명과 수사관 등 10여 명도 현장에 참여했다.
경찰은 선관위 내부 문서와 전산 자료, 투표지 인쇄·배부 관련 기록 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투표지 물량 산정 과정, 각 투표소별 배부 현황, 부족 사태 발생 이후 보고와 추가 공급 절차가 주요 확인 대상이다.
6·3 지방선거 당시 서울 송파구 잠실7동을 비롯한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장시간 대기하거나 투표 진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후 부족 사례가 전국 여러 투표소에서 확인되면서 선거 관리 부실 논란이 커졌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투표지 부족이 단순한 실무 착오였는지, 중대한 과실이나 직무상 의무 위반이 있었는지다. 선관위 관계자들이 부족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현장 보고 이후 적절한 조치를 했는지, 추가 투표지 배부 과정이 공직선거법상 절차에 맞게 이뤄졌는지도 수사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국민 참정권 침해를 야기한 원인 규명 등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위한 증거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합동수사본부가 본격적으로 운영될 때까지 적법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검찰과 경찰은 앞서 투표지 부족 사태의 진상 규명을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하기로 했다. 합수본은 검찰과 경찰 인력 27명 규모로 구성되며, 선거 관리 과정 전반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중앙선관위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번 사태가 내부 조사나 정치권 공방을 넘어 형사 수사 단계로 본격 전환됐음을 보여준다. 투표지 부족이 유권자의 참정권 행사에 직접 영향을 미친 사안인 만큼, 경찰이 확보한 자료가 선관위의 책임 범위와 수사 방향을 가르는 핵심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