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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석 원장 건강칼럼) 만성요통과 디스크내장증, MRI에 이상이 없는데도 허리가 아프다면

백설화 선임기자 | 입력 26-06-18 09:17



허리 통증은 감기 다음으로 병원을 찾는 흔한 증상 중 하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성인의 상당수가 일생에 한 번 이상 요통을 경험하며, 이 가운데 적지 않은 환자들이 수개월 또는 수년 동안 만성적인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문제는 허리 통증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흔히 알고 있는 "디스크가 터진 상태"는 아니라는 점이다.

외래 진료실에서 자주 만나는 환자들 중에는 "MRI를 찍었는데 큰 이상이 없다고 한다", "디스크는 심하지 않다는데 허리는 계속 아프다", "앉아 있으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라고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환자들에게서 흔히 의심할 수 있는 질환이 바로 디스크내장증(Internal Disc Disruption, IDD) 이다.

디스크내장증은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용어이지만 척추 질환 분야에서는 만성요통의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특히 MRI상 뚜렷한 신경 압박이 보이지 않는데도 지속적인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디스크는 왜 통증을 일으키는가
우리의 척추는 24개의 척추뼈와 그 사이를 연결하는 추간판, 즉 디스크로 이루어져 있다. 디스크는 자동차의 완충장치처럼 척추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몸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디스크의 중심에는 젤리 같은 수핵이 존재하고, 이를 둘러싸는 섬유륜이 외부 충격을 견디도록 지지한다. 젊고 건강한 디스크는 수분 함량이 풍부해 탄력이 좋지만 나이가 들거나 반복적인 충격, 잘못된 자세, 과도한 노동 등이 지속되면 점차 퇴행성 변화를 겪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알고 있는 허리디스크는 수핵이 밖으로 밀려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추간판탈출증을 의미한다. 반면 디스크내장증은 디스크가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았음에도 내부에 균열이 발생하고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상태를 말한다.

쉽게 말해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 디스크가 내부에서는 이미 손상되고 있는 것이다.

MRI에 잘 나타나지 않는 통증의 원인
디스크내장증이 진단하기 어려운 이유는 일반적인 영상검사만으로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환자는 심한 통증을 호소하지만 MRI 결과에서는 단순 퇴행성 변화 정도만 보이거나 "나이에 비해 양호하다"는 소견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디스크 내부의 미세 균열과 염증 반응이 통증을 유발하고 있을 수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정상적인 디스크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던 통증 신경과 혈관이 손상된 디스크 내부로 침투하면서 만성 통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염증성 물질이 지속적으로 분비되면서 허리 깊숙한 곳에서 느껴지는 통증이 반복된다.

따라서 단순히 MRI 영상만 보고 "이상 없다"는 판단을 내리기보다 환자의 증상과 통증 양상, 생활 습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의심해야
디스크내장증 환자들이 흔히 호소하는 증상은 다음과 같다.

첫째, 허리 중앙 부위가 깊게 쑤시고 묵직하게 아프다.
둘째, 오래 앉아 있을수록 통증이 심해진다.
셋째, 허리를 숙이거나 물건을 들 때 통증이 악화된다.
넷째, 아침보다 오후나 저녁에 통증이 더 심해진다.
다섯째, 다리 저림은 심하지 않지만 허리 자체의 통증이 지속된다.
여섯째, 허리를 펴거나 자세를 바꾸면 순간적으로 통증이 발생한다.

특히 사무직 직장인, 장거리 운전자, 학생, 컴퓨터 작업이 많은 직업군에서 자주 나타난다.
잘못된 생활습관이 디스크를 망친다
현대인의 생활 방식은 디스크 건강에 매우 불리하다.

하루 8시간 이상 앉아서 근무하는 직장인,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는 사람들, 운동 부족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은 생각보다 크다.
실제로 앉아 있는 자세는 서 있는 자세보다 허리 디스크 압력이 더 높다. 

여기에 다리를 꼬거나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는 습관이 더해지면 디스크의 퇴행은 더욱 빨라진다.

또한 복부 비만은 척추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어 디스크 손상을 가속화한다. 흡연 역시 디스크로 가는 혈액 공급을 감소시켜 퇴행성 변화를 촉진하는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의 핵심은 수술이 아니다
많은 환자들이 디스크 질환이라고 하면 곧바로 수술을 떠올린다. 그러나 디스크내장증 환자의 대부분은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초기에는 소염제ㆍ근육이완제 등을 이용해 통증을 조절하고 물리치료와 추나치료ㆍ약침치료 를 병행할 수 있다. 이후에는 허리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치료가 필수적이다.

특히 복부와 척추 주변의 코어 근육을 강화하면 척추 안정성이 높아지고 디스크에 가해지는 부담이 감소한다.
걷기 운동, 수영, 가벼운 필라테스, 전문적인 재활운동은 만성요통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신경차단술, 고주파 열응고술, 경막외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시술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시술 역시 통증의 원인과 상태를 정확히 파악한 후 시행해야 한다.

만성요통은 방치할수록 치료가 어려워진다
통증은 우리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다. 특히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요통은 단순한 피로나 근육통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통증이 장기화되면 수면장애와 우울감, 집중력 저하, 업무능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삶의 질 전체를 떨어뜨린다. 또한 통증을 피하기 위한 비정상적인 자세가 또 다른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허리는 우리 몸의 중심 기둥이다. 아무리 좋은 치료를 받더라도 평소 자세 관리와 운동 습관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재발을 막기 어렵다. 결국 척추 건강은 의사의 치료뿐 아니라 환자 스스로의 생활습관 개선이 함께 이루어질 때 비로소 지킬 수 있다.

만약 허리 통증이 반복되고 MRI 검사 결과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통증이 지속된다면, 디스크내장증을 포함한 다양한 원인에 대한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찾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며, 건강한 허리를 되찾는 가장 빠른 길이다.

홍진석 원장 (경희프라임 한방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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