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김 여사가 받은 금품이 당시 대통령 직무와 관련성이 있고, 윤 전 대통령이 이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경찰청 3대 특검 인계사건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9일 윤 전 대통령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배우자인 김 여사가 2022년 최재영 목사로부터 대통령 직무와 관련해 300만원 상당의 디올백을 받은 사실을 알고도 감사원 등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일정 금액을 넘는 금품 등을 받은 경우 공직자가 그 사실을 알게 되면 지체 없이 소속 기관장에게 서면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경찰은 김 여사가 최 목사로부터 받은 디올백과 화장품 세트 등 금품이 당시 윤 전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성이 있다고 봤다. 단순한 사적 선물이 아니라 대통령 배우자에게 제공된 금품으로, 대통령 직무와 연결해 판단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윤 전 대통령이 이 사실을 인지했는지도 수사 과정에서 살폈다.
다만 경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금품 수수와 관련해 두 사람이 공모했다는 점을 입증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번 송치는 뇌물 혐의가 아니라 청탁금지법상 배우자 금품 수수 미신고 의무 위반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 여사는 2022년 6월부터 9월 사이 재미교포 통일운동가인 최재영 목사로부터 샤넬 화장품 세트와 디올백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해당 사건은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금품을 전달하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정치권과 수사기관의 쟁점으로 번졌다.
앞서 민중기 특검은 김 여사에게 징역 7년 6개월을 구형했다. 김 여사 사건의 1심 선고는 오는 26일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에 윤 전 대통령이 별도로 송치되면서 디올백 수수 사건은 김 여사 재판과 윤 전 대통령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병행되는 구조가 됐다.
청탁금지법 쟁점은 배우자의 금품 수수 자체보다 공직자가 이를 알았는지, 알았다면 신고 의무를 이행했는지에 있다. 경찰은 윤 전 대통령이 김 여사의 금품 수수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감사원 등 관계 기관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경찰 송치 내용을 검토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번 사건은 대통령 배우자의 금품 수수와 공직자의 신고 의무가 어디까지 적용되는지를 가르는 사례가 될 수 있다. 현직 대통령 시절 불거진 의혹이 퇴임 뒤 형사 절차로 넘어가면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직무 관련성, 인지 시점, 신고 의무 위반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