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중증 원형탈모증 환자에게 쓰이는 경구 치료제에 다음 달부터 건강보험 급여 기준이 적용된다. 그동안 한 달에 수십만원을 부담해야 했던 환자들의 약값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19일 바리시티닙 성분 경구제인 올루미언트정 2밀리그램 등의 요양급여 적용 기준 일부개정안을 고시하고 7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급여 적용은 성인 중증 원형탈모증 환자 가운데 기존 치료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를 대상으로 한다.
성인 중증 원형탈모증은 두피의 50% 이상에서 탈모가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원형탈모는 자가면역 반응과 관련된 질환으로, 단순 미용 목적의 탈모 치료와는 구분된다. 올루미언트는 원형탈모 치료 목적으로 쓰일 경우 그동안 비급여 치료제였고, 1개월 약값이 약 50만~6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연간 부담은 수백만원에 달했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으려면 선행 치료 이력과 탈모 범위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우선 스테로이드나 사이클로스포린 등 기존 치료제를 3개월 이상 투여했지만 탈모 중증도 평가 지표인 SALT 점수가 30% 이상 감소하지 않았거나, 부작용으로 기존 치료를 계속할 수 없는 환자여야 한다.
탈모 범위 기준도 있다. 전체 두피 면적 대비 탈모 범위를 백분율로 계산한 탈모 점수가 50점 이상인 경우가 대상이다. 눈썹과 속눈썹이 모두 빠지는 등 명확한 단절이 있고 탈모 점수가 20점 이상 50점 미만인 경우에도 급여가 인정된다.
급여가 시작된 뒤에도 치료 효과에 따라 지원 지속 여부가 결정된다. 투여 36주 차에 첫 평가를 하고, 이때 탈모 점수가 20점 이하로 떨어져야 건강보험 지원을 계속 받을 수 있다. 이후에는 6개월마다 평가를 거쳐 효과가 유지될 경우 최대 2년까지 급여가 인정된다.
환자는 약제 투여 과거력과 환부 사진 등 객관적인 증빙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장기 처방 기준도 정해졌다. 퇴원이나 외래 진료 시에는 최대 30일분까지 처방이 가능하고, 최초 투약 후 24주가 지나 질병이 안정적이며 부작용이 없을 경우 최대 60~90일분까지 인정된다.
복지부는 약제 투여 시 금기사항과 잠복 결핵 치료 지침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바리시티닙은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약제인 만큼 투여 전 환자 상태 확인과 감염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
이미 전액 본인 부담으로 해당 약을 복용하던 환자들을 위한 경과 규정도 마련됐다. 고시 시행 전부터 약을 투여 중인 환자는 최초 투여 시점에 이번 개정 급여 기준에 맞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복용 기간이 36주를 넘었다면 36주 차 평가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입증이 어려운 경우에는 고시 시행 시점에 맞춰 다시 평가를 받아야 한다. 기존 투여 환자에게 인정되는 급여 기간은 고시 시행일인 7월 1일부터 최대 2년이다.
이번 조치는 중증 원형탈모 환자에게 치료 접근성을 넓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만 건강보험 적용 대상은 일반적인 남성형 탈모나 미용 목적 탈모 치료가 아니라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은 성인 중증 원형탈모증 환자로 한정된다. 실제 환자 부담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는 급여 적용 이후 본인부담률과 처방 조건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