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최전방 경계초소 공용화기에 실탄을 장착하지 않은 이른바 "빈총 경계" 논란과 미군 무인기 오인 사태가 잇따라 발생한 육군 1군단의 한기성 군단장을 직무에서 배제했다.
국방부는 3일 1군단의 실탄 미장착 경계근무와 미군 무인기 오인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한 군단장을 직무 배제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조사 결과가 확정되기 전 지휘 업무에서 분리한 것으로, 징계 여부는 추가 조사와 관련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
1군단은 올해 상반기부터 최전방 감시초소와 일반전초에 배치된 K6 중기관총과 K4 고속유탄기관총 등 공용화기에 실탄을 장착하지 않고 탄띠가 든 탄통을 옆에 두는 방식으로 경계근무 지침을 변경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 안팎에서는 오발 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는 설명이 나왔지만, 유사시 즉각 대응해야 하는 최전방 부대의 경계태세를 약화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방 경계작전에서 공용화기에 실탄을 장착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1군단이 경계근무 방식을 변경하면서 합참에 보고하거나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점도 조사 대상이다. 합참은 논란이 불거진 뒤 1군단을 포함한 전방 군단의 감시초소와 일반전초를 대상으로 경계작전 실태 점검에 착수했다.
지난달 30일 경기 파주 전방지역에서 발생한 미군 무인기 오인 사태도 직무 배제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한미연합훈련에 투입된 미군 정찰 무인기가 미확인 비행체로 포착되면서 우리 군은 북한 무인기 침투 등에 대비하는 방공태세인 "두루미"를 발령하고 요격 준비에 들어갔다.
군 당국은 무인기의 형태와 항적이 북한 항공기와 다르다는 점을 확인해 실제 사격에 나서지는 않았다. 그러나 주한미군이 관할부대인 1군단에 비행계획을 통보했는데도 관련 정보가 상급부대로 전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은 미군 측의 비행 협조 요청부터 1군단 내부 보고, 지상작전사령부의 승인 절차까지 한미 간 소통체계 전반을 조사하고 있다. 미군 측이 적절한 절차로 비행계획을 통보했는지와 승인 없이 무인기를 운용한 경위도 함께 확인할 사안이다.
학군 33기인 한 군단장은 2군단 참모장과 25사단장을 거쳐 지난해 11월 1군단장에 취임했다. 학군장교 출신으로 1군단장을 맡은 첫 사례였다.
국방부와 합참은 두 사건의 사실관계와 지휘·보고체계상의 책임을 확인한 뒤 후속 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계지침 변경이 지휘관의 독자적인 판단이었는지, 미군 무인기 비행계획이 어느 단계에서 누락됐는지가 조사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