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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7억원 쓰는 축구협회…유소년 육성·해외 진출 시스템 도마 위

이수정 기자 | 입력 26-08-03 19:01



대한축구협회가 올해 1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했지만 유소년 육성과 선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할 장기 전략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유소년 축구 발전을 위해 교부된 수십억원이 축구종합센터 건립에 사용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확정한 2026년도 예산은 총 1천387억원이다. 전년도보다 약 43% 늘어난 규모로, 북중미 월드컵 출전에 따른 국제축구연맹 보조금과 후원 수입 증가 등이 반영됐다.

전체 일반예산 1천48억원 가운데 국가대표팀 경쟁력 강화에는 320억원이 배정됐다. 반면 한국 축구의 기반인 유소년 선수 육성과 지도자 교육, 체계적인 해외 진출 지원이 대표팀 투자에 걸맞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두고 축구계 안팎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MBC ‘PD수첩’은 ‘실패의 빌드업: 대한축구협회’ 편에서 축구협회의 장기 전략과 행정 운영 실태를 다뤘다. 방송은 한국과 일본의 유소년 육성 및 해외 진출 체계를 비교하며 한국 축구가 대표팀 성적과 감독 선임에 집중하는 동안 장기적인 선수 육성정책은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일본축구협회는 2005년 장기 발전계획을 내놓은 뒤 지도부가 바뀌어도 선수 육성과 지도자 교육, 학교·클럽 축구, 해외 진출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해 왔다. 반면 한국은 협회 지도부와 대표팀 감독이 바뀔 때마다 정책의 우선순위가 달라지고 해외 진출도 선수 개인이나 가족, 민간 에이전트의 역량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유소년 축구 관련 재원의 사용처도 논란이다. 2017년 국내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 조직위원회가 청산한 뒤 남은 51억5천만원은 2020년 유소년 축구 발전을 목적으로 축구협회 산하 축구사랑나눔재단에 전달됐다.

그러나 해당 재원이 충남 천안에 조성된 코리아풋볼파크 건립비로 투입된 사실이 최근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당초 유소년 전용시설과 국제대회 운영 등이 제시됐지만 사업 과정에서 ‘유소년 전용’이라는 성격이 약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설 건립이 유소년 발전과 무관한 것은 아니지만, 교부 목적과 실제 집행 내용이 일치하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협회 운영의 투명성 문제는 정부 감사에서도 확인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4년 실시한 특정감사에서는 국가대표 감독 선임과 비위 축구인 사면, 자문료 지급 등 27건의 부당 업무처리가 적발됐다. 역할과 업무가 명확하지 않은 비상근 임원들에게 4년간 약 28억원의 자문료가 지급된 사실도 감사 결과에 포함됐다.

축구협회는 문체부 감사 결과와 처분 요구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지만 지난 4월 1심 법원은 협회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협회 예산과 의사결정 구조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청문회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다만 일부 방송과 온라인 콘텐츠에서 제기된 전직 임원 개인의 재산 형성 관련 주장은 구체적인 자료와 관계기관 조사 결과가 확인되지 않은 단계다. 개인의 위법 행위가 확정된 것처럼 단정하기보다 재산 취득 과정과 협회 예산 사이에 실제 연관성이 있는지를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축구협회 개혁의 핵심은 유소년 예산의 액수만 늘리는 데 있지 않다. 선수 발굴부터 지도자 교육, 부상과 학습권 보호, 해외 진출 이후 관리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구축하고 사업별 예산과 성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향후 협회가 유소년 발전금의 세부 집행 내용과 해외 진출 지원 실적을 어느 수준까지 공개할지가 투명성 논란을 가르는 쟁점이다.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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