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보건소와 의료취약지 의원에 영상 판독과 진료기록 작성을 돕는 인공지능 도구가 도입된다. 구급대의 응급환자 이송과 병원 선정에도 AI를 활용하고, 2029년까지 전국 책임의료기관 72곳을 하나의 공공의료 AI 플랫폼으로 연결한다.
보건복지부는 6일 국무총리 주재 제12차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AI 기본의료 전략”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의료인력이 부족한 지역의 진료 공백을 보완하고 거주지에 따른 의료서비스 격차를 줄이는 것이 이번 전략의 핵심이다.
정부는 전국 보건소와 보건지소, 보건진료소에 영상 판독 보조와 음성 기반 의무기록 작성, 건강관리 기능을 묶은 AI 지원 패키지를 보급할 계획이다. 건강검진 결과와 생활습관을 분석해 질병 위험을 예측하고 필요한 검진을 안내하는 기능도 개발한다.
의료취약지 의원에는 진료과별로 다른 AI 도구를 지원한다. 외과에는 엑스레이와 초음파 판독 보조 기능을, 산부인과에는 태아 초음파 분석 도구를 제공한다. 소아청소년과에는 영유아의 성장과 발달 상태를 관리하는 AI를 도입할 예정이다.
섬과 산간지역에서는 AI 기반 비대면 재택협진을 시범 운영한다. 방문간호사가 모바일 의료기기로 수집한 환자의 생체정보를 AI가 분석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원격지 의료진과 연결해 진료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역사회 일차의료 사업에도 상담 기록 자동 작성과 만성질환 모니터링 기능을 접목한다.
응급환자의 병원 이송 과정도 바뀐다. 정부는 환자 상태와 병원별 진료 역량, 병상·장비·의료진 현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응급 통합 AI 플랫폼”을 올해 하반기 대구에서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구급대가 환자를 태운 시점부터 적정 병원을 찾도록 지원해 응급실 미수용과 이송 지연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응급실 안에서는 환자 분류와 생체신호 모니터링, 검사 결과 판독, 진단·예후 예측을 돕는 임상 의사결정 지원시스템을 개발한다. 입원이나 다른 병원 이송이 필요한지를 판단하는 과정에도 AI 분석을 활용한다.
병원을 옮길 때마다 CT와 MRI 영상이 담긴 CD를 복사하거나 같은 검사를 다시 받아야 했던 불편도 개선한다. 정부는 개인건강기록 플랫폼인 “나의 건강기록”을 기반으로 병원 간 진료기록과 의료영상을 공유하는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처방전과 검진 결과를 일반인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설명하는 “국민 AI 건강비서”도 도입한다. 누적된 진료기록과 검사 결과, 투약 이력을 분석해 개인별 건강관리 정보를 제공하고 환자 의뢰서와 수술계획서 작성도 지원한다.
지역 공공병원에는 국가 GPU 기반의 “공공의료 AI 고속도로”를 구축한다. 올해 하반기 책임의료기관 9곳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한 뒤 2027년 30곳, 2029년 72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영상 판독과 의무기록 작성, 환자 모니터링 등 자체적으로 도입하기 어려웠던 AI 서비스를 국가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는 방식이다.
노후한 지방의료원 전산시스템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개편한다. 진료와 간호, 수술, 원무 등 병원 업무 전반을 지원하는 AI 병원정보시스템을 개발하고 권역별 AI 특화병원도 구축할 계획이다. 기관별로 흩어진 의료데이터를 결합하는 국가 보건의료데이터 허브를 마련해 2027년부터 국내 임상자료와 독자 모델을 활용한 한국형 의료 AI 개발에도 착수한다.
신약과 의료기기 개발에도 AI가 투입된다. 정부는 국가 GPU를 활용하는 “K-AI 신약 플랫폼”을 구축하고 올해 하반기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12만명분을 우선 개방한다. 데이터 규모는 2029년 70만명 이상, 2032년 100만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희귀·난치·중증질환 치료제와 수술로봇 등 의료기기 개발에 임상·유전체 자료를 활용한다.
AI 의료서비스의 현장 도입을 뒷받침할 보상체계도 검토한다. 개별 기술 사용 여부뿐 아니라 환자 치료 성과와 편익을 함께 평가하는 방안이 대상이다. 의료정보 보호를 위한 윤리·보안 지침과 관련 법·제도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전략은 AI가 의료진의 진단과 업무를 지원하도록 전국적인 기반을 구축하는 계획이다. 다만 환자 정보 보호와 AI 분석 결과의 책임 범위, 의료 현장에서 검증된 기술에 어떤 보상 기준을 적용할지는 후속 제도 마련 과정에서 구체화해야 할 쟁점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