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원에서 진료를 받는 50세 이상 주민이 질병 치료뿐 아니라 운동과 식습관, 복약, 방문간호, 돌봄 서비스까지 한 번에 관리받을 수 있는 시범사업이 시작된다.
보건복지부는 29일부터 전국 120개 의원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초고령사회에서 늘어나는 만성질환과 복합적인 건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진료 중심의 일차의료를 예방·관리 중심으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주민은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동네의원에 등록하면 된다. 대상은 통합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한 50세 이상 지역주민으로, 건강보험 가입자와 피부양자, 의료급여 수급자가 포함된다.
등록 이후에는 의사가 환자의 건강 상태와 생활 여건을 평가한 뒤 개인별 관리계획을 세운다. 진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기존처럼 치료와 처방을 받고, 질환이 없거나 증상이 뚜렷하지 않더라도 건강검진 결과와 생활습관을 바탕으로 예방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관리 과정에는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 영양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사회복지사 등이 참여한다. 운동·식이·복약 상담은 물론 방문 진료와 방문간호, 지역 내 복지·돌봄 자원 연결까지 환자별 필요에 따라 제공된다.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하면 전문의원이나 병원으로 연계하는 역할도 맡는다.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기존 동네의원 이용 때와 같은 수준이다. 시범사업에 등록했다는 이유로 별도의 추가 비용이 부과되지는 않는다. 복지부는 의료비 부담을 늘리지 않으면서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에는 ‘통합수가’가 적용된다. 통합수가는 진료나 상담을 한 번 할 때마다 비용을 따로 계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환자의 건강 상태와 연령 등 특성을 반영해 연간 관리 단위로 보상하는 방식이다.
교육과 상담 등 일차의료 서비스에는 통합수가제가 적용되며, 참여 의원은 진료·검사·처치에 대해서도 기존 행위별 수가 대신 통합수가 방식의 보상을 선택할 수 있다. 의원이 다학제 팀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지원금과 환자 관리 성과에 따른 보상도 별도로 마련된다.
복지부는 이번 사업을 위해 지난 7월 참여기관을 공모했다. 신청한 674개 기관 가운데 운영 역량과 다학제 팀 구성 계획 등을 평가해 120개 의원을 선정했다. 이 중 20곳은 의원이 자체적으로 전문 인력을 구성하는 단독모형으로, 100곳은 지역 거점지원기관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시범사업은 약 3년 동안 진행된다. 참여 의원은 등록 환자의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관리계획을 조정하게 된다. 복지부는 사업 성과와 현장 운영 결과를 분석한 뒤 참여기관 확대와 제도화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의 성패는 환자 등록 이후 실제 관리가 얼마나 꾸준히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 다학제 인력 확보와 기관 간 정보 공유, 방문 진료와 돌봄 서비스의 지역별 격차를 해결해야 한국형 주치의 모델이 현장에 정착할 수 있다는 과제도 남아 있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