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정규시즌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신인·저연봉 투수들이 연봉 대비 활약을 평가한 민간 분석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SSG 랜더스 김민준은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9승을 올려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포츠 데이터 분석 사이트 스코어베이스가 2026시즌 성적과 연봉을 토대로 산출한 ‘KBO 투수 가성비 랭킹’에 따르면, 첨부된 순위 이미지 작성 시점 기준 김민준이 가성비 지수 72.3점으로 1위에 올랐다.
해당 지수는 투수의 종합 성적을 리그 내 백분위로 환산한 뒤 연봉 백분위를 빼는 방식으로 계산된다. 연봉이 낮으면서 성적이 우수할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 구조다. 연봉 자료가 확인된 선수 481명 가운데 일정 기준을 충족한 투수 107명이 평가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KBO가 공식 발표한 순위나 개인상은 아니며, 운영사의 자체 산식을 적용한 분석 결과다.
연봉 3000만원인 김민준은 17경기에 등판해 91이닝을 소화하며 9승, 평균자책점 3.56, 탈삼진 76개를 기록했다. 신인 투수임에도 시즌 중 선발진에 안착했고, 마지막 등판에서는 7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9승째를 거두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2위는 롯데 자이언츠 박정민이 차지했다. 박정민은 연봉 3000만원을 받으면서 63경기에 나서 59이닝을 책임졌다. 9승과 평균자책점 3.66, 탈삼진 66개를 기록하며 롯데 불펜에서 높은 활용도를 보였다. 선발투수보다 짧은 이닝을 던졌지만 시즌 내내 많은 경기에 등판하며 마운드 운용에 힘을 보탰다.
두산 베어스 김정우는 60경기가 넘는 경기에 출전해 59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하며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연봉은 3800만원 수준으로, 경기 수와 평균자책점 등을 고려하면 불펜 자원 가운데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두산 최민석은 가성비 지수에서는 4위였지만 단순 성적과 이닝 기여도에서는 상위권 선수 가운데 가장 돋보였다. 연봉 6300만원을 받은 최민석은 27경기에서 146⅓이닝을 던져 14승과 평균자책점 3.20, 탈삼진 129개를 기록했다. 김민준보다 연봉이 높아 자체 산식에서는 점수가 낮아졌지만, 선발투수로서 장기간 로테이션을 지킨 점을 고려하면 팀에 제공한 전체 기여도는 작지 않다.
이어 SSG 이건욱, 한화 이글스 장유호, 삼성 라이온즈 장찬희, LG 트윈스 박시원, 롯데 김진욱, LG 김진수가 10위권에 포함됐다. 이건욱은 4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했고, 장유호는 45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38을 남겼다. 박시원은 29경기에서 59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롯데 김진욱은 연봉 7000만원으로 순위권 선수 가운데 몸값이 높은 편이지만 144⅓이닝과 탈삼진 123개를 기록하며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다. LG 김진수도 60경기에서 61이닝을 소화해 6승과 평균자책점 3.84를 올리며 저연봉 불펜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이번 순위는 구단이 신인 발굴과 육성을 통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투수진을 구성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참고 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선발과 불펜은 등판 조건과 역할이 다르고, 승수와 평균자책점만으로 실제 공헌도를 모두 설명하기도 어렵다. 수비 지원과 승계주자 실점, 승부처 등판 비중, 대체선수 대비 기여도 등을 함께 고려해야 선수의 가치를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또 해당 순위는 기록이 갱신될 때마다 점수와 순서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특정 시점의 자체 지수를 선수 가치의 절대적 기준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연봉 대비 성과를 살펴보는 보조 지표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