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옥탑방의 문제아들]
지난달 결혼 22년 만에 이혼을 발표하며 주위를 안타깝게 했던 방송인 홍진경이 전 야구선수 이대호의 결혼 생활 이야기에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져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혼이라는 개인적 아픔을 겪은 후 방송에 임하는 그의 모습과 발언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지난 4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는 이대호와 가수 조째즈가 게스트로 출연해 각자의 결혼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이대호는 스무 살에 만난 첫사랑 아내와의 굳건한 신뢰와 애정을 과시하며 "아내와는 다툼이 거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 부부는 서로에게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혹여 아내가 잔소리를 하더라도 나는 무조건 '알겠다'고 답한다"며 "상대방에게 맞춰주려고 생각하면 싸울 일이 없다"고 자신만의 부부 관계 유지 비결을 밝혔다.
이대호는 아내가 야구선수가 되기 이전부터 자신을 지지해 준 첫사랑이라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싫은 것은 명확하게 싫다고 표현하며, 그러면 아내도 더는 강요하지 않는다"고 덧붙여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관계임을 강조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듣던 홍진경은 이대호에게 조용히 질문을 던졌다. 그는 "그런데 한쪽에서 마냥 맞춰주기만 하는 것이 과연 건강한 관계라고 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이는 일방적인 헌신이나 순응보다는 상호 간의 솔직한 소통과 때로는 갈등의 필요성을 내포한 발언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다.
홍진경의 질문은 최근 그의 개인적인 상황과 맞물려 시청자들에게 더욱 깊은 울림을 주었다. 지난 8월, 홍진경은 2003년 결혼한 사업가 남편과 22년간의 결혼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당시 그는 "누구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닌, 서로 다른 삶을 살아보기로 한 결정"이라며 이혼 후에도 전 남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날 방송에서 홍진경의 질문은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기보다는,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에서 비롯된 일반론적인 화두였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한결같이 배우자에게 맞추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이대호의 결혼관에 대한 그의 반응은, "건강한 관계"의 정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이혼의 아픔을 겪은 후 방송에 복귀한 그가 앞으로 어떤 솔직하고 깊이 있는 모습으로 대중과 소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