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매체인 중국중앙TV(CCTV)와 글로벌 통신사 로이터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핫 마이크' 대화를 두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CCTV가 지난 3일 베이징 열병식에서 나온 두 정상의 '불로장생' 관련 사담이 "명백히 왜곡됐다"며 영상 삭제를 요구하자, 로이터가 6일(현지시간) 영상을 삭제하면서도 "저널리즘 원칙은 훼손되지 않았으며 보도는 정확했다"고 반박하며 물러서지 않은 것이다. 영상 자체는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삭제 처리됐으나, 보도의 진실성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며 국제적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논란은 지난 3일 베이징 톈안먼 망루에서 열린 대규모 열병식 행사에서 비롯됐다. 공식 마이크가 꺼진 줄 알았던 두 정상이 나눈 사담이 '핫 마이크'를 통해 그대로 생중계 영상에 포착된 것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인간의 장기를 지속적으로 이식할 수 있다면 사실상 불멸에 이를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이에 시 주석은 "사람이 150세까지 살 수 있다는 예측이 있다"고 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CCTV의 생중계 영상을 기반으로 이 사담이 담긴 4분 분량의 편집 영상을 제작했으며, 이를 전 세계 1000여 개 고객사에 배포하면서 두 정상의 독특한 대화 내용은 순식간에 확산됐다. 사태가 커지자 중국 관영 CCTV는 즉각 반발했다. CCTV는 5일 로이터 측에 "편집 과정에서 발언이 명백하게 왜곡됐다"고 주장하며 해당 영상에 대한 사용 허가를 공식적으로 취소하고 영상 삭제를 강력히 요구했다.
결국 로이터는 6일, CCTV의 요구를 받아들여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자사 고객사들에도 영상 삭제 요청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내 취재 및 영상 접근권 등을 고려한 현실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로이터는 영상 삭제와는 별개로 보도의 정확성에 대해서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로이터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영상 내용을 신중하게 검토했으나, 정확하고 편향되지 않은 우리의 저널리즘 원칙이 훼손되었다고 믿을 만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는 중국의 압력에 못 이겨 영상은 내리지만, 기사 내용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현재 CCTV와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번 사안에 대한 추가적인 입장 표명 요청에 응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