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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독립성 논란 가열, 조희대 대법원장 "대통령 사건, 외부 논의 없었다"

강민석 기자 | 입력 25-09-17 18:31



정치권과 사법부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처리를 두고 여권의 공세가 거세지자,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재차 강조하며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논란의 핵심은 재판의 공정성과 중립성이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모아지고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관련 재판에 대해 외부와 부적절한 논의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사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대정부질문 등을 통해 "조 대법원장이 과거 사적인 자리에서 대통령 관련 사건 처리에 대해 언급했다"는 주장을 펼치며, 이는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주장은 대법원이 지난 5월,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낸 결정과 맞물려 파장을 키우고 있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허위사실 공표 혐의 일부를 유죄 취지로 판단했으며, 이는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평가받았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공식적인 입장을 통해 "대법원장은 어떠한 사건에 대해서도 외부와 논의한 적이 없으며, 모든 재판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독립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반박했다. 조 대법원장 역시 최근 전국법원장회의를 긴급 소집하여 "사법부가 헌신적인 사명을 온전히 완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판의 독립이 확고히 보장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정치권의 공세가 사법부 전체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국의 법원장들 또한 "사법권 독립은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법치주의 실현을 위한 최후의 보루"라며 "어떠한 외부의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결의를 다졌다.

이러한 갈등의 배경에는 '선출된 권력'과 '임명된 권력' 사이의 긴장 관계가 자리 잡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 등에서 "권력에는 서열이 있으며, 국민으로부터 직접 선출된 권력이 사법부를 포함한 임명 권력보다 우선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이는 사법부의 판단이 국민의 뜻, 즉 선출된 권력의 의사와 다를 경우 이를 통제하거나 개혁해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사법부에서는 삼권분립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협하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당이 추진하는 대법관 증원, 법관 평가제도 변경 등 이른바 '사법개혁' 법안들 역시 이러한 기조의 연장선상에서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법원 내부에서 팽배하다.

법조계에서는 현재의 상황이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한다. 한 원로 법조인은 "특정 사건의 판결 결과를 이유로 사법부 수장의 거취를 압박하는 것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서도 보기 드문 일"이라며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사법부의 판단을 문제 삼는 행태가 반복된다면, 그 누구도 재판의 결과를 신뢰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의 독립은 판사가 오직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헌법적 가치이며, 이는 정치적 성향이나 여론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울 때에만 지켜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히 한 개인의 거취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 가치인 삼권분립과 사법부의 독립성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음을 보여준다. 정치권의 의혹 제기와 사법부의 원칙론적 반박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국민들은 사법부가 어떠한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고 공정한 재판을 실현할 수 있을지 깊은 우려와 함께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의 향후 대응과 정치권과의 관계 설정이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미래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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