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 인물인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구속 이후 특검의 소환 요구에 연일 불응하자, 특검팀이 결국 추가 대면조사 없이 한 총재를 재판에 넘기기로 방침을 정했다. 구속 기한 만료가 임박한 상황에서 피의자가 사실상 수사를 거부하고 있는 만큼, 현재까지 확보된 증거와 진술만으로 혐의를 입증해 법원의 판단을 받겠다는 것이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3일, 한 총재 측이 오는 4일 오후 2시로 예정된 피의자 신문에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출석할 수 없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 총재 측은 사유서 제출과 함께 앞으로 진행될 특검 조사에도 일절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당초 2일 한 총재를 소환할 예정이었으나 불출석하자 4일로 다시 날짜를 잡았지만, 이마저도 거부당하며 대면조사가 무산됐다. 이는 지난달 29일 법원이 한 총재의 구속적부심 청구를 기각하며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인정한 이후에도 이어진 사실상의 '조사 거부'다.
이에 특검팀은 더 이상의 소환 조사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법적 절차에 따라 기소 수순에 돌입하기로 했다. 한 총재의 구속 기한이 오는 12일 만료되는 점을 고려,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인 오는 10일 한 총재를 기소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구속 기한 만료 전까지 남은 마지막 평일이다.
한 총재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공여하고, 김건희 여사에게 교단 자금으로 마련한 고가의 명품 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특검의 기소 방침이 확정되면서, 이제 양측의 싸움은 법정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특검은 그동안 확보한 핵심 관계자들의 진술과 물증을 토대로 혐의 입증을 자신하는 반면, 한 총재 측은 법정에서 특검 수사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치열한 법리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