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들어 한국 수출이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뚜렷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업일수가 작년과 동일했음에도 수출액이 6% 넘게 증가했으며, 반도체는 전체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며 수출 성장세를 견인했다.
11일 관세청이 발표한 ‘11월 1∼10일 수출입 현황(통관 기준 잠정치)’에 따르면, 이 기간 수출액은 15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증가했다. 조업일수가 7일로 작년과 같았던 만큼, 일평균 수출액도 22.6억 달러로 6.4% 상승했다.
수출 품목별로는 반도체(17.7%)와 승용차(16.2%)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체 수출 상승세를 주도했다. 선박 수출도 8.7% 늘었다. 특히 반도체는 전체 수출액의 24.4%를 차지해 1년 전보다 2.3%포인트 비중이 확대됐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회복과 고부가 제품 수출 증가가 맞물리며 업황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석유제품(-14.0%)과 무선통신기기(-21.1%) 등은 감소세를 보였다. 국제 유가 하락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수출 대상국별로는 미국(11.6%), 중국(11.9%), 유럽연합(EU·10.0%) 등 주요 교역국으로의 수출이 모두 늘었다. 반면 베트남(-11.5%)과 일본(-11.9%)으로의 수출은 줄어들었다. 중국 수출의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로 평가된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170억 달러로 전년 대비 8.2% 증가했다. 반도체(16.1%), 반도체 제조장비(59.2%), 기계류(20.1%) 등의 수입이 늘었고, 원유(-20.1%)와 가스(-50.3%) 등 에너지 자원 수입은 크게 줄었다.
국가별 수입은 중국(19.9%), 유럽연합(54.2%), 미국(25.5%), 일본(4.4%)에서 증가했으며, 호주(-15.4%) 등 일부 자원국으로부터의 수입은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수입이 수출을 12억 달러 웃돌면서 11월 초순 무역수지는 12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수출 증가세가 다섯 달째 이어지고 있어, 11월 전체로는 수출 증가 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반도체 경기 회복과 자동차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글로벌 제조업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다만 중동 정세 불안과 환율 변동성, 에너지 가격 요인 등은 향후 무역수지 개선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