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미국 신용카드 시장 진출을 본격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7일 “삼성전자가 영국의 대형 은행 바클레이스(Barclays)와 협력해 미국 내 신용카드 출시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새롭게 선보일 삼성 신용카드는 비자(VISA)의 결제망을 기반으로 운영될 예정이며, 삼성전자는 이번 신용카드 외에도 고수익 예금 계좌, 디지털 선불 계좌, 후불 결제 서비스 등 다양한 금융상품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금융 상품은 바클레이스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WSJ이 입수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신용카드 이용 시 일정 금액을 캐시백으로 돌려주되, 이 캐시백을 ‘삼성 캐시(Samsung Cash)’ 형태로 적립하고, 이후 삼성의 고금리 저축 계좌로 자동 이체하는 구조를 구상 중이다. 이는 단순한 소비 혜택을 넘어, 삼성전자가 금융 생태계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삼성과 바클레이스의 협상은 당초 올해 안에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세부 조건 조율이 이어지며 일정이 다소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양사는 연말 이전에 제휴를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협력은 미국 내에서 삼성 월렛(Samsung Wallet) 등 삼성의 결제 서비스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전략과, 미국 금융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바클레이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평가된다.
국내 시장에서 삼성 월렛은 삼성페이와 통합된 편의성과 높은 보안성을 앞세워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애플페이, 구글페이 등 강력한 경쟁자들과 맞서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신용카드 진출은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중심에서 금융·결제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을 가속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휴를 통해 미국 현지 사용자 기반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이어 금융 서비스까지 연결하려는 ‘올인원 생태계’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며 “이번 협력이 미국 시장에서의 삼성 금융 브랜드 확립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