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시즌 10관왕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주요 경쟁자들이 잇달아 불참을 선언하면서 오는 18일 개막하는 호주 오픈(슈퍼 500)에서 우승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에 따르면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세계랭킹 4위), 인도의 푸살라 신두(13위), 싱가포르의 여지아민(14위) 등 상위권 선수들이 최근 기권을 통보했다. 여기에 중국의 왕즈이(2위), 한웨(3위), 천위페이(5위)는 현재 중국 내 전국체육대회 일정으로 출전을 포기했다. 이로써 안세영을 위협할 만한 톱랭커가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 됐다.
호주 오픈은 총상금 47만5천 달러(약 6억9천만 원) 규모로, 슈퍼 1000이나 750급 대회에 비해 랭킹 포인트가 적지만, 안세영에게는 시즌 막바지 기세를 이어갈 기회다. 현재 참가 명단에는 인도네시아의 푸트리 쿠사마 와르다니(7위),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8위), 태국의 라차녹 인타논(9위), 일본의 미야자키 도모카(10위)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최근 안세영의 경기력을 감안할 때 이들이 이변을 만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세영은 올 시즌 참가한 13개 국제대회 중 9개 대회에서 우승하며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말레이시아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 전영 오픈 등 슈퍼 1000 대회를 포함해 인도 오픈, 일본 오픈, 중국 마스터즈, 덴마크 오픈, 프랑스 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즈 등에서 정상에 올랐다.
현재까지 시즌 전적은 63승 4패, 승률은 90%에 달한다. 남은 호주 오픈과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모두 우승할 경우 시즌을 73승 4패, 승률 95%로 마감하는 ‘역대급 시즌’을 완성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안세영이 이미 배드민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한다. 23세의 젊은 나이에도 완성형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그는 기술적 안정성과 체력, 멘털 면에서 모두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안세영은 지난 프랑스 오픈 우승 직후 “내가 가는 길이 곧 역사”라는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 호주 오픈 역시 그가 써 내려가는 ‘배드민턴 역사’의 한 장면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