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의 한 아파트에서 보호자가 휴대전화 사용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중생이 자신의 집에 고의로 불을 지르는 사건이 발생해 아파트 주민 수십 명이 긴급히 대피하고 일부는 병원으로 이송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오늘(21일) 자신의 주거지에 방화한 혐의로 여중생 A양을 입건하여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양은 어젯밤 10시 50분경 광주 북구 동림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 3층 작은 방에서 침구류에 불을 붙인 혐의를 받고 있다. 불은 신고 접수 후 출동한 소방 당국에 의해 약 20여 분 만에 진화되었으나, 집안의 가재도구 일부가 소실되는 피해를 입혔다.
화재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보다 더 큰 문제는 인명피해와 주민들의 공포였다. 불이 나면서 발생한 연기가 순식간에 아파트 내부로 확산하면서 주민 17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있는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연기와 화마를 피해 아파트 주민 약 70여 명이 긴급하게 건물 밖으로 대피해야 했다.
경찰 조사 결과, 불이 난 아파트는 1996년에 준공된 건물로, 현행 소방법에 따른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어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만약 건물에 소화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었다면 연기와 피해 규모가 더 줄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찰은 A양을 상대로 범행 동기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보호자가 휴대전화를 주지 않아 불만을 품고 불을 질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는 청소년의 일상적인 불만 표출이 극단적인 방화 행위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A양의 진술과 현장 감식 결과를 토대로 정확한 화재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A양의 정신 건강 상태와 보호자와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미성년자인 A양에게는 사법적 처벌 외에도 전문적인 심리 상담 및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