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둔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당론으로 거부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이 같은 강경 방침은 최근 정부와 여당을 향한 야권의 공세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정치 보복 수사"로 규정하고 대여 투쟁의 수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추 전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대해 저희는 거부할 것임을 명확히 한다"고 밝혔다. 다만, 거부 방식과 관련하여 "아예 표결에 참여하지 않을지 등 세부적인 방침은 원내대표단에 일임하고 추후 결정할 것"이라며 전술적인 선택지를 열어두었다. 이는 체포동의안의 부결뿐만 아니라, 표결 자체를 거부함으로써 야권의 수사 행태에 대한 강한 항의 메시지를 던지려는 전략적 고려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은 의원총회에서 추 전 원내대표 체포동의안을 "야당 탄압의 상징적 사례"로 규정하고, 이 사안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리며 강경 투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게 적용된 혐의는 2024년 12월 3일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다. 내란 특별검사팀은 지난 3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이에 대해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소속 정당은 이를 정치적 탄압으로 간주하며 체포동의안 부결이라는 방패를 들기로 결정한 것이다. 여야는 국회법에 따라 체포동의안을 27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치기로 합의한 상태이며,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경우 추 의원은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게 된다.
한편, 국민의힘은 또 다른 주요 현안인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1심 판결에 대한 항소 여부를 두고도 신중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최근 법원은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에 연루된 나경원, 황교안 전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당시 자유한국당) 소속 전현직 의원들에게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의원직 상실형을 피한 벌금형을 선고했다.
나경원 의원은 의원총회 후 기자들에게 "항소하여 끝까지 무죄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과, 이쯤에서 사건을 마무리 짓고 재판의 고통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가 유죄를 인정했으나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형량을 선고한 상황에서, 정치적 투쟁의 명분을 위해 항소를 강행할지, 아니면 길어진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는 실리적 선택을 할지 당내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의원들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여 최종적인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국민의힘의 결정은 사법적 판단과 정치적 행보 사이에서 당의 노선을 분명히 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추경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거부는 '정치 탄압에 대한 강경 대응'이라는 당론을 확고히 한 것이며, 패스트트랙 사건 항소 문제는 '법적 대응의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신중하게 저울질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 가지 사법 리스크에 대한 국민의힘의 최종 결정은 향후 정국 운영의 방향과 여야 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