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미국 뉴욕 증시의 강세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5거래일 만에 장중 4000선을 회복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의 견고한 상승세가 국내 증시의 위험 선호 심리를 자극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0.72% 오른 3989.45에 개장한 뒤 상승 폭을 확대하며 장 초반 4000선을 돌파했다.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4000선을 넘어섰던 것은 5거래일 전인 지난 20일이었다. 오전 9시 5분 기준 코스피는 전날 대비 0.99% 상승한 4000.09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4000선 회복은 간밤 뉴욕 증시의 호조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26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는 0.67%, S&P500 지수는 0.69%, 나스닥 지수는 0.82% 각각 상승하며 3대 지수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는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아 노동 시장이 여전히 견조함을 보여준 가운데, AI 관련 기술주에 대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12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진 데 따른 결과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80% 이상으로 시장에 반영되는 상황이다.
국내 증시의 수급을 살펴보면, 장 초반 개인 투자자들이 홀로 대규모 순매수세를 기록하며 지수 회복을 주도했다. 오전 9시 5분 기준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370억 원을 사들이고 있으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42억 원, 44억 원 규모를 순매도하고 있다. 이러한 개인의 매수세는 미국 증시의 온기를 이어받아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집중되는 양상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반도체 관련 대형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85%, 2.48%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그 외 SK스퀘어, 두산에너빌리티 등도 2%대 강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현대차, 기아, KB금융 등도 오름세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NAVER 등 일부 종목은 약세를 보이며 혼조세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보험, 제조 등이 1%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정책 변수와 환율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의 상승 추세가 견고한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한다고 진단한다.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주요 지수들은 상승장을 이어가고 있으나, 향후 경제 정책에 따라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신중한 접근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한국 증시도 미국 증시의 긍정적인 영향을 이어받아 상승 출발할 것이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 이후 환율 변동성이 안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대내적인 정책 관련 논의도 국내 증시의 향방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 지수는 단기적으로 4000선을 안정적으로 지지하며 추가 상승 동력을 확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