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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상징’ 조희대, 왜 내란 관련 논란의 중심에 섰나

백설화 선임기자 | 입력 26-01-11 13:53



조희대 대법원장은 취임 이후 사법부의 안정과 질서 회복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2025년 하반기 이후 그의 사법 행보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면서, 대법원 수장으로서의 공적 책임과 사법 신뢰 문제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특히 비상 권력 상황과 관련된 주요 사건에서 대법원이 보인 태도를 두고 일각에서는 “내란 비호”라는 강한 문제 제기까지 나오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법관 생활 전반에서 일관되게 보수적 법 해석을 유지해 온 인물로 평가된다. 대법관 재직 시절 양심적 병역거부, 국가보안 관련 사건, 현대사 다큐멘터리 판결 등에서 국가 질서와 법적 안정성을 중시하는 판단을 반복해 왔다. 이러한 성향은 법적 일관성이라는 장점으로 해석되기도 했지만, 사회적 약자나 역사적 피해자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함께 받아왔다.

논란의 핵심은 과거사 재심과 국가폭력 사건에 대한 태도다. 2019년 여순사건 재심 여부를 둘러싼 대법원 판단 과정에서 조 대법원장은 반대 의견을 냈다. 진실 규명 기구가 불법 민간인 학살로 판단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형사재판 수준의 엄격한 증명을 요구해야 한다는 논리를 유지했다. 이는 법 기술적으로는 일관된 논리였지만, 국가 권력에 의해 침묵을 강요받아 온 피해자 현실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불러왔다.

이 같은 법 해석 기조는 사법부 과거사 청산 전반에 대한 보수 법조계의 인식과도 맞닿아 있다. 재심 제도는 사법부 스스로 오류를 바로잡는 최소한의 장치임에도, 일부에서는 이를 “사법 포퓰리즘”으로 규정해 왔다. 조 대법원장의 판단은 이러한 흐름을 대표하는 사례로 해석되며, 사법 정의보다 제도 보존을 우선시한다는 인상을 남겼다.

조 대법원장의 초기 이력 또한 다시 조명되고 있다. 그는 군사정권 시절 정치 사건을 다루던 서울형사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 법원은 과거 권력의 이해와 밀접하게 연결된 판결을 담당해 왔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아왔다. 특정 개인의 책임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제도적 환경 속에서 형성된 법관 문화가 현재의 판단 성향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여론의 변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대법원장 사퇴 또는 책임론을 요구하는 응답이 직무 유지 의견을 앞서는 결과가 반복됐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공방을 넘어, 사법부 수장에 대한 신뢰가 구조적으로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법부의 최종 판단 기관인 대법원 이 사회적 신뢰를 잃을 경우, 법치주의의 기반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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