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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주요 제품가 최대 7.5% 인상 고가 가방 2000만 원 시대 본격화

이정호 기자 | 입력 26-01-13 17:09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새해 초부터 국내 판매 가격을 기습 인상하며 이른바 "명품 인플레이션"을 주도하고 있다. 이번 가격 조정으로 브랜드의 상징적인 제품군이 2,000만 원을 돌파하거나 1,000만 원 선을 넘어서는 등 명품 소비 시장의 가격 저항선이 다시 한번 높아졌다.

샤넬코리아는 13일을 기점으로 클래식 라인을 포함한 주요 핸드백 제품의 가격을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가장 큰 폭의 변화를 보인 제품은 "클래식 맥시 핸드백"으로, 기존 1,892만 원에서 2,033만 원으로 약 7.5% 인상됐다. 핸드백 단품 가격이 2,000만 원 시대를 맞이한 셈이다. 대표 모델인 "클래식 11.12백(미디엄)" 역시 1,666만 원에서 1,790만 원으로 7.4% 올랐으며, "보이 샤넬 스몰 플랩 백"은 986만 원에서 1,060만 원으로 조정되며 1,000만 원 클럽에 가입했다.

명품 업계의 이러한 가격 인상은 연례행사를 넘어 연중 수시로 발생하는 정례적 조치로 고착화되고 있다. 샤넬은 지난해에도 1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대대적인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브랜드 측은 통상적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 제작비 증가 등을 인상 사유로 내세우지만, 시장에서는 브랜드 희소성 유지와 수익 극대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올해는 연초부터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의 "도미노 인상"이 거세다. 시계 브랜드 롤렉스가 새해 첫날인 1일 주요 제품의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에르메스 역시 지난 5일 국내 판매가를 인상하며 포문을 열었다. 루이비통과 디올 등 다른 주요 브랜드들 역시 조만간 가격 조정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심리적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명품 수요가 꺾이지 않는 "베블런 효과(가격이 오를수록 과시욕으로 인해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가 한국 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경기 침체 장기화와 실질 소득 감소 여파로 인해 무분별한 가격 인상이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충성도를 해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의 높은 수요를 볼모로 타 국가 대비 가파른 인상 폭을 적용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백화점 개점 전부터 대기하는 "오픈런" 현상이 반복되는 등 시장 왜곡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브랜드의 가치 유지라는 명분 아래 단행되는 고가 정책이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지 않은지, 명품 소비 시장의 건전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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