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 소속의 간부급 공무원이 만취 상태로 택시 기사를 폭행하고 차량을 탈취해 달아나다 경찰에 긴급 체포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시 당국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해당 공무원을 즉각 직위 해제하고 엄중 문책을 예고했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20일, 순천시청 소속 5급 사무관 A씨를 강도 및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새벽 0시 10분경 순천시 조곡동 인근에서 귀가를 위해 탑승했던 택시 안에서 기사를 수차례 폭행하고, 기사가 위협을 느껴 차에서 내린 사이 운전석을 차지해 약 4km가량을 직접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 인근 아파트 주차장으로 도주한 A씨는 주차 차단기와 연석 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차 안에서 잠들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검거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을 훨씬 웃도는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술에 취해 당시 상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단순 절도가 아닌 폭행을 수반한 차량 탈취라는 점에 주목해 죄질이 무거운 "강도" 혐의를 적용했다. 특히 피해 택시 기사가 과거 순천시청에서 근무했던 퇴직 공무원 출신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관가에는 더욱 큰 충격이 전해지고 있다. 경찰은 조만간 수사 내용을 정리해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순천시는 사건 발생 직후 긴급회의를 열어 A씨를 즉시 직위 해제 조치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공직자로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시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는 한편,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전라남도 인사위원회에 중징계를 의결 요구하는 등 무관용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을 지시했다.
지역 사회에서는 모범을 보여야 할 간부 공무원이 심야에 시민을 상대로 강력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에 공분이 일고 있다. 한 시민은 "사무관이라는 고위직 공무원이 택시를 뺏고 음주운전까지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이번 사건은 공직 기강 해이에 대한 비판과 함께 향후 공직자 음주 관련 징계 수위 강화 논의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