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기초연금 수급자 간 소득 격차에도 불구하고 지급액이 동일한 현행 구조를 비판하며 저소득층 노인에 대한 차등 지원 방안을 제안했다. 정부는 이에 발맞춰 기초연금을 함께 받는 노인 부부의 수령액을 깎는 '부부 감액 제도'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개선하기로 확정했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는 월 최대 34만 9700원의 기초연금을 받는다. 재산이 없는 경우 홀몸 노인은 월 소득 468만 원, 부부 합산 시 796만 원까지 근로소득이 있어도 공제 혜택을 통해 수급 대상에 포함된다. 노인 빈곤 해소라는 도입 취지와 달리 중산층까지 연금을 받으면서 정작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에 대한 지원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월 소득이 200만 원 넘는 사람도 똑같이 34만 원을 받는 구조는 재정 부담만 키울 뿐 효율적이지 않다"며 '하후상박' 원칙에 따른 제도 개편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에 정부는 부부가 동시에 연금을 받을 때 수령액의 20%를 감액하던 기존 방식을 우선 수정할 계획이다. 단독 가구보다 지출이 많은 부부 가구의 연금을 삭감하는 것이 오히려 생계를 위협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조치다.
보건복지부의 계획안에 따르면 소득 하위 40% 노인 부부의 감액률은 내년 15%로 낮아지며, 2030년에는 10%까지 하향 조정될 예정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8일 "저소득층을 더 두텁게 보장한다는 원칙 하에 소득 수준에 따른 금액 차등 지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정 부담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부부 감액 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할 경우 2030년까지 총 16조 7000억 원의 추가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다. 기초연금 예산은 이미 초고령화 영향으로 12년 만에 4배가량 급증했으며, 2년 뒤인 2028년에는 연간 3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수급 대상 범위 조정과 지급액 차등화 사이에서 구체적인 시뮬레이션을 진행 중이다. 단순히 감액 제도를 없애는 것을 넘어, 소득이 거의 없는 노인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두터운 지원'의 기준선을 어디로 잡을지가 관건이다. 급격히 팽창하는 예산 규모를 고려할 때, 형평성과 재정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속도감 있는 개편안 도출이 요구된다.
이번 제도 개선이 노인 빈곤율 완화라는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향후 발표될 차등 지원의 구체적 설계 방식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