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늘(27일) 0시를 기해 제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조치로 ℓ당 휘발유 최고가격은 1,934원, 경유는 1,923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2주 전 실시된 1차 최고가격보다 각각 210원씩 급등한 수치다. 국제 유가 상승세가 가파르게 이어지자 정부는 유가 상승률과 민생 경제 타격을 고려해 상한선을 재설정했다.
시중 주유소의 판매 가격은 ℓ당 2,000원 선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제도 시행 직전 전국 주유소의 평균 판매가는 정유사 공급 휘발유 기준 최고가보다 100원 안팎 높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유통 마진 등을 고려하면 소비자 체감 가격은 이미 심리적 저항선을 위협하고 있다. 용인시의 한 운전자는 평소 20만 원대였던 월 주유비가 최근 30만 원을 넘겼다며 부담을 호소하기도 했다.
정부는 가격 급등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 폭을 동시에 확대했다. 휘발유 유류세 인하율은 기존 7%에서 15%로, 경유는 10%에서 25%로 각각 상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ℓ당 휘발유는 65원, 물류 산업 영향이 큰 경유는 87원의 인하 효과가 발생한다. 이번 2차 최고가격 산정 과정에는 이 같은 세금 감면분이 이미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산업과 어업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대상 품목도 조정됐다. 난방용 등유는 1,530원으로 설정됐으며, 고유가로 조업 중단 위기에 처한 어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선박용 경유'가 이번 최고가격제 대상에 새롭게 포함됐다. 2차 최고가격은 오늘부터 내달 9일까지 2주간 적용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국제 유가 상승분을 반영해 최고 가격을 일부 상향하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다만 유류세 인하를 병행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정부는 재고 물량이 소진되는 2~3일 뒤부터 시중 주유소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2,000원대 초반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름값 상한선이 대폭 상향되면서 물류비 상승에 따른 공산품 가격 연쇄 인상 우려는 더욱 커졌다. 유류세 인하 확대 카드를 꺼내 들었음에도 국제 유가 오름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2주 뒤 3차 최고가격 산정 시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