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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인하폭 25%로 확대…정부, 27일부터 '전쟁 대응' 유류세 긴급 소급 적용

주민지 기자 | 입력 26-03-26 18:45



정부가 중동 전쟁 확전에 따른 에너지 위기에 대응해 유류세 인하 조치를 5월 말까지 연장하고 인하 폭을 대폭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물류 비용 부담이 큰 경유의 인하율을 기존 10%에서 25%로 파격 상향하고, 휘발유 역시 15%까지 낮춰 국민의 유가 부담을 직접 경감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6일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비상경제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리터(ℓ)당 유류세는 휘발유 698원, 경유 436원으로 조정된다. 실제 주유소 판매가 기준으로 휘발유는 65원, 경유는 87원가량의 하락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확대 내용을 담은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31일 국무회의에 상정하되, 현장의 시급성을 고려해 27일 거래분부터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구 부총리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제품 최고가격 상향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를 동시 실시해 충격을 상쇄하겠다"며 "산업·물류의 필수 연료인 경유 가격 안정에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물류 업계를 향한 추가 지원책도 내놨다. 화물차와 버스에 지급하는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비율을 기존 50%에서 70%로 다음 달까지 높이고, 심야 영업 화물차와 노선버스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한 달간 면제한다. 선박용 경유에도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추가 적용해 해상 물류 비용 상승을 억제한다는 계획이다.

에너지 수급 관리 측면에서는 원전 가동률을 현재 70%대에서 8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강수를 뒀다. 석탄발전 상한 제약을 해제하고 폐지 예정이던 석탄발전소 2기의 가동 기간을 연장해 전력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부족한 LNG 물량은 카타르 외 대체 수입선 확보와 스왑 거래를 통해 채울 예정이다.

물가 관리는 '전쟁 대응' 수준으로 격상된다. 정부는 민생물가 TF 내에 '중동전쟁 물가대응팀'을 신설하고 관리 품목을 기존 23개에서 43개로 대폭 늘렸다. 상반기 중 중앙정부 공공요금을 동결하고 지방정부와 협력해 지방 공공요금 안정도 유도할 계획이다.

금융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도 병행된다. 공급망 기금 내에 1조 5,000억 원 규모의 '중동 피해대응 특별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피해 기업 대상 정책금융 지원 규모를 기존보다 4조 원 늘린 24조 3,000억 원으로 확대한다.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5조 원 규모의 채권 긴급 바이백(국채 조기 상환)도 실시하기로 했다.

정부는 민간 부문의 에너지 절약 동참도 요청했다. 시차출퇴근제 활성화와 자동차 5부제 자율 시행을 지원하는 한편, 대중교통 요금 추가 할인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중동 상황에 따라 현행법상 가능한 최대치인 37%까지 유류세를 추가 인하하는 방안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방위적 대응책은 중동발 공급망 충격이 국내 실물 경제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고강도 조치로 평가된다. 다만 국제 유가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재정 부담과 에너지 소비 절감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향후 과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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