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가 28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 수사관들을 보내 전격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강남서 소속 팀장급 경찰관 A 경위가 코스닥 상장사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한 내부 수사 기밀을 외부로 유출한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 중이다.
A 경위는 주가조작 가담 의혹을 받는 유명 인플루언서의 배우자에게 수사 진행 상황과 공범들에 대한 정보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A 경위가 정보를 넘기는 과정에서 금품이나 향응 등 대가를 주고받았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 A 경위는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된 상태며, 검찰은 강남서 내 A 경위의 근무지와 휴대전화 등을 토대로 유출된 정보의 범위와 전달 경로를 확인하고 있다.
이번 수사는 앞서 구속 기소된 주가조작 세력의 행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파생됐다. 검찰은 이미 주가조작 세력과 공모해 코스닥 상장사의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전직 대신증권 직원과 기업인 등 2명을 구속해 재판에 넘긴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수사망을 피하려 한 정황이 포착됐고, 그 배경에 현직 경찰관의 조력이 있었다는 의심이 짙어지면서 강제 수사로 전환됐다.
현장 취재에 따르면 검찰 수사관들은 강남서 해당 부서 사무실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서류 뭉치를 상자에 담아 옮기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현직 간부가 주가조작 세력과 연루돼 수사 정보를 흘렸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남경찰서는 이번 압수수색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수사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주가조작 사건은 자본시장의 신뢰를 흔드는 중대 범죄로 분류되나, 이를 단속해야 할 경찰관이 오히려 정보원 역할을 했다는 점이 이번 사안의 핵심 쟁점이다. 특히 정보 유출 대상자로 지목된 인플루언서 측과 경찰 간의 유착 관계가 어디까지 뻗어 있는지에 따라 수사 범위가 대폭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A 경위를 소환해 정보 유출의 구체적인 경위와 대가성 여부를 추궁할 방침이다. 경찰관의 수사 정보 유출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뿐만 아니라 뇌물수수 혐의까지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검찰의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경찰 조직 내 대대적인 감찰과 인사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압수수색으로 현직 경찰과 주가조작 세력 간의 '검은 거래' 실체가 드러날지 금융권과 사정기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