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의원은 마이크를 잡고 발언을 시작하자마자 객석에서 야유와 고성이 터져 나오자 축사 내용을 바꾸어 대응했다. 조 의원은 자신을 향해 비난을 쏟아내는 당원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가만히 좀 들으라고 외친 뒤 비상계엄은 잘못된 것이라고 단언했다. 조 의원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장동혁 수석최고위원과 송언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단상 바로 앞줄에 앉아 굳은 표정으로 조 의원을 주시했다.
현장의 소란은 조 의원이 특정 인물을 연호하는 당원들을 직격하면서 더욱 거세졌다. 조 의원은 장동혁 이름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장동혁 대표를 연호하는 분들은 집에 가시라며 여기는 박형준 후보 캠프라고 일갈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안 되는 것이라며 당의 현주소를 강하게 질타했다.
일부 당원들은 조 의원의 발언 도중 민주당이냐며 단상 근처까지 달려들어 항의했다. 행사 관계자들이 당원들의 앞을 가로막으며 물리적 충돌은 피했으나 고성이 오가며 식장 안은 십여 분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조 의원은 당원들의 항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발언을 마친 뒤 당 지도부와 별다른 인사 없이 단상을 내려왔다.
상황이 험악해지자 박형준 후보가 급히 마이크를 넘겨받아 수습에 나섰다. 박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낙동강 전선을 사수해야 하고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며 선거 끝날 때까지 절대 안에서 서로에 대해 제발 뭐라고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박 후보는 이재명 정부를 위해 싸워야지 왜 우리끼리 싸우느냐며 목소리를 높였고, 그제야 객석의 소란이 잦아들었다.
조 의원의 이번 행보는 계엄 정국 이후 당 내부의 책임론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조 의원은 그간 당내 비주류로서 지도부의 대응 방식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으며, 이날 부산 지역구 중진으로서 연고지 행사를 통해 본인의 소신을 가감 없이 드러낸 셈이다. 현장에 있던 한 당직자는 조 의원이 축사 수준을 넘어 당의 근본적인 문제를 건드릴 줄은 몰랐다며 당황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
현장을 빠져나가는 장동혁 수석최고위원과 송언석 원내대표는 조 의원의 발언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닫았다. 조 의원 역시 개소식 직후 현장을 떠나며 추가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당원들 사이에서는 조 의원의 발언이 속 시원하다는 소수 의견과 잔칫날 재를 뿌렸다는 비판 여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번 충돌로 국민의힘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부 결속에 작지 않은 균열을 드러내게 됐다. 비상계엄에 대한 당내 이견이 당 지도부 면전에서 물리적 소란으로 비화함에 따라 향후 공천 과정이나 선거 전략 수립 과정에서도 진통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계엄 이후 정국 주도권을 놓고 고심 중인 지도부가 당내 쇄신 요구와 지지층의 반발 사이에서 어떤 중재안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