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 대해 보석 조건을 강화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보석 석방 이후 집회 발언과 출국금지 취소소송 제기 등을 두고 검찰과 전 목사 측이 재판에서 공방을 벌였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박지원 부장판사는 22일 전 목사의 특수건조물침입교사 등 혐의 사건 세 번째 공판을 열고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 자리에서 전 목사의 보석 조건 위반 가능성을 언급하며 보다 엄격한 주거지 제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전 목사가 보석으로 풀려난 뒤 여러 차례 집회에 참석해 공소사실인 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정당화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발언이 사건 정범들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법원이 정한 사건 관계자 접촉 금지 조건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출국 문제도 쟁점이 됐다. 검찰은 전 목사가 현재 출국금지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해외 출국이 가능해질 경우 주거지 제한 등 기존 보석 조건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법원에 보석 조건 강화를 요구했다.
재판부도 출국금지 해제 가능성을 언급했다. 박 부장판사는 보석 결정이 전 목사가 출국금지 조치로 해외에 나갈 수 없다는 전제 아래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출국금지 처분의 효력이 정지된다면 도주 우려를 다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목사 측은 검찰 주장에 반박했다. 변호인은 출국금지 처분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한 것은 재판 청구권 행사라며, 이를 보석 조건 위반으로 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 목사 측은 기존 보석 조건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 목사는 이날 재판에 앞서 취재진에게 미국 방문 계획도 다시 언급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 가능성을 거론하며 방미 의사를 밝혔다. 법원이 보석 조건을 강화하거나 출국금지 효력 문제를 다시 판단할 경우 전 목사의 해외 방문 계획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전 목사는 지난해 1월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직후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집기를 파손하고 경찰을 폭행하도록 조장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법원은 지난달 7일 전 목사가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어 도주 우려가 크지 않고, 출국금지 조치로 해외 도피 가능성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보석을 허가했다. 당시 조건에는 사건 관계자 접촉 금지와 주거지 제한 등이 포함됐다.
검찰은 앞서 전 목사의 보석 조건에 집회 참가 제한을 추가해달라는 의견도 법원에 낸 상태다. 형사소송법상 보석으로 석방된 피고인이 보석 조건을 위반하면 법원의 직권이나 검사의 청구에 따라 보석이 취소될 수 있다.
전 목사의 보석 조건을 둘러싼 쟁점은 집회 발언, 사건 관계자와의 접촉 가능성, 출국금지 효력 문제로 좁혀졌다. 법원은 향후 전 목사의 출국금지 처분 변화와 집회 활동 내용을 함께 살펴 보석 조건 변경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