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대 특검 이후 남은 사건을 수사 중인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이번 주 윤석열 정부 핵심 관계자들을 잇따라 불러 조사한다. 수사 기간의 반환점을 돈 특검팀은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까지 소환하며 수사 후반부의 분수령을 맞게 됐다.
종합특검팀은 1일 오전 10시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조 전 원장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미국 정보기관에 계엄 선포가 정당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국정원이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2024년 12월 4일 국가안보실로부터 우방국에 계엄 배경을 설명하라는 요청과 함께 대외 설명자료 문건을 전달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날 안성식 전 해양경찰청 기획조정관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계엄 상황에서 해양경찰청을 조직적으로 관여시키려 한 의혹과 관련해 안 전 기획조정관의 역할을 확인하고 있다. 안 전 기획조정관은 내란 부화수행 혐의를 받고 있다.
오는 4일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동시에 특검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김 전 장관은 군형법상 반란과 범죄단체조직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이 공모해 무장 군인들을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투입하고, 비선 조직인 “수사2단”을 꾸려 선관위 장악을 계획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상민 전 장관은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와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2022년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서 무자격 업체에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 행정안전부 예산 28억 원가량이 불법 전용됐는지, 이 과정에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개입이 있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윤 전 대통령은 오는 6일 오전 10시 특검팀에 처음 출석할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정당화 메시지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앞서 윤 전 대통령에게 소환을 통보했고, 불응이 반복될 경우 강제 구인 가능성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윤 전 대통령은 13일에도 출석해 군형법상 반란 우두머리 혐의와 관련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에 대한 추가 조사 가능성도 거론된다. 홍 전 차장은 미국 중앙정보국에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조 전 원장 조사 결과와 관련 자료를 토대로 국정원과 국가안보실, 대통령실 사이의 지시·보고 체계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종합특검팀은 그동안 “기소 0명·구속 2명”에 그쳐 수사 실적이 저조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권창영 특검은 수사 후반기에 구속영장 청구와 공소제기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며 이른바 “헤비 테일” 전략을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주 핵심 피의자들의 진술 확보가 향후 신병 확보와 기소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줄소환은 종합특검 수사의 방향을 가르는 분기점이다. 계엄 정당화 메시지 의혹, 관저 이전 예산 전용 의혹, 군과 해경의 계엄 관여 의혹이 동시에 조사선상에 오른 만큼 특검팀은 지시 체계와 공모 여부, 각 기관의 실제 실행 경위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남은 쟁점은 핵심 인물들의 진술과 확보된 문건·영상·통신자료가 의혹의 정점까지 이어지는지를 입증할 수 있느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