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코스피 예상 밴드 상단을 기존 9250에서 1만1000으로 올렸다. 반도체 업종의 이익 증가세가 예상보다 강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실적 상향 흐름이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보고서에서 코스피 하반기 예상 밴드를 8000~1만1000으로 제시했다. 기존 상단 전망치보다 1750포인트 높인 수치다. 김 연구원은 전망 상향의 가장 큰 근거로 기업 실적을 꼽았다. 그는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반도체 업종이 막대한 이익을 창출해 지수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스피 흐름에 대해서는 2~3분기 상승, 4분기 횡보 가능성을 제시했다. 고물가와 고금리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반도체 업종은 견조한 이익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4분기로 갈수록 미국 선거 불확실성과 수급 불안이 투자심리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봤다.
한국투자증권은 지수 하단으로 8000을 제시했다. 이는 이익 모멘텀이 약화돼 기업 실적 추정치가 10%가량 하향 조정되는 상황을 반영한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 8000은 과거와 비교하면 높은 수치”라면서도 “현재 나타나는 반도체 중심의 이익 증가세가 뚜렷해 지수 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코스피 목표 주가수익비율은 9.5배로 제시됐다. 현재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 8.5배와 비교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영업이익도 기존 전망보다 10%가량 상향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전망 상향은 최근 코스피 랠리의 성격을 보여준다. 지수 상승의 중심에는 여전히 반도체가 있다.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눈높이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 대형 반도체주의 시가총액 비중이 커진 만큼, 이들 기업의 실적 변화는 코스피 전체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됐다.
다만 증시 내부의 온도 차는 여전하다. 코스피가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고점을 높이는 동안 코스닥과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지수 상승이 전체 시장의 고른 회복으로 이어지기보다 일부 대형주에 집중되는 압축 장세가 이어지는 구조다.
한국투자증권의 코스피 1만1000 전망은 반도체 이익 사이클이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기반한다. 관건은 실적 개선 속도가 주가 상승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는지다. 반도체 대형주의 이익 전망이 추가로 상향되면 지수 상단은 다시 열릴 수 있지만, 4분기 수급과 대외 불확실성은 하반기 증시의 조정 변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