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입원 치료 중인 배우 최불암을 찾아 문안했다. 최 장관은 최불암이 특유의 웃음으로 자신을 맞아줘 안심했다며, 원로 배우의 회복을 기원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인스타그램]
최 장관은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건강이 불편하셔서 입원 중이신 우리의 ‘국민 아버지’ 최불암 선생님을 찾아뵙고 정중히 문안인사를 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특유의 ‘파하’ 웃음으로 반갑게 맞아주셔서 무척 많이 안심이 되었다”고 적었다.
문병은 지난 11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이뤄졌다. 최 장관은 모은영 한국영상자료원장과 함께 병원을 찾았고, 병실에는 최불암의 아내인 배우 김민자도 함께 있었다. 최불암은 최근 건강 악화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최 장관은 최불암이 병상에서도 세상사와 예술,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고 전했다. 그는 최불암이 자신을 따뜻하게 격려해 줬다며, 퇴원하면 술 한잔하자는 말도 했다고 소개했다. 최 장관이 막걸리를 사달라고 답하자, 최불암이 환하게 웃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대화 중에는 최불암의 모친이 운영했던 주점 “은성”도 언급됐다. 은성은 오래전 가난한 예술가들의 아지트로 불리던 공간이다. 최 장관은 그 이야기를 꺼내자 최불암이 밝게 웃었다고 전했다. 한 시대의 배우와 예술가들이 오갔던 공간이 병상 대화 속에서 다시 소환된 것이다.
이날 모은영 한국영상자료원장은 영화 “최후의 증인” 블루레이를 최불암에게 전달했다. 이두용 감독의 1980년작인 이 영화는 6·25 전쟁과 빨치산 토벌 과정의 비극, 양조장 사장 살인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전쟁·범죄 영화다. 최불암은 주인공 황바우 역을 맡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최후의 증인”은 개봉 당시 검열로 상당 부분이 삭제됐고,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짧게 편집된 채 관객을 만났다. 이후 한국영상자료원이 2003년 원본을 복원해 154분 버전으로 공개했고, 2017년 블루레이로도 출시했다. 최불암은 이 작품으로 제1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최 장관은 최불암이 블루레이를 매우 반가워했다고 밝혔다. 병상에서 전해진 한 편의 영화는 배우 최불암의 대표작이자 한국 영화 복원사의 한 장면이기도 하다.
최불암은 허리협착증으로 입원해 수술을 받는 등 치료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14년 동안 진행했던 KBS 1TV 시사교양 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에서도 하차했다. 재활 치료를 받은 뒤 자택에서 가료하던 중 패혈 증세가 악화해 다시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MBC는 최근 최불암의 일생을 다룬 2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파하, 최불암입니다”를 준비했다. 제작진은 최불암의 현재 모습을 담기 위해 촬영 일정을 조정했지만, 가족은 재활 치료에 전념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결국 다큐멘터리는 그의 최근 모습을 담지 못한 채 지난달 방송됐다.
최불암 측은 그동안 투병 모습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조심스러워해 왔다. 다시 활동하겠다는 본인의 의지가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병 기간이 길어지면서 가족은 근황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내 김민자는 매일 병실을 찾아 최불암의 상태를 살피고 간호하고 있다. 최불암이 운영해 온 사회단체 제로캠프 측은 현재 주요 수치는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허리 문제로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퇴원은 내달쯤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불암은 오랜 시간 안방극장에서 “국민 아버지”로 불려왔다. 병상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예술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간 그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배우 최불암의 표정 그대로였다. 이제 남은 관심은 그가 치료를 마치고 다시 대중 앞에 건강한 모습으로 설 수 있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