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증시 급락으로 시장 불안이 커지자 정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추가 규제에 나섰다. 개인별 투자 한도를 도입하고 레버리지 배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9일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F4 회의)를 열고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하준경 대통령실 경제성장수석 등이 참석했다.
구 부총리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으로 인한 특정 종목 쏠림이 증시 변동성을 키운다는 우려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책임감을 갖고 신속하고 과감한 보완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개인별 레버리지 ETF 투자 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투자자가 보유한 전체 투자금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 비중을 20%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기본예탁금도 예정대로 상향된다. 오는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에 필요한 기본예탁금은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오른다. 투자 진입 기준을 높여 과도한 투기성 거래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시장 상황에 따라 레버리지 배율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도 추진된다. 현재 2배로 고정된 레버리지 배율을 금융시장 급변 시에는 1.5배 또는 1배까지 낮출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다.
투자자 보호 장치도 강화된다. 정부는 기존 사전 교육 외에 모의투자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다음 달부터는 교육 시간을 1시간 추가하기로 했다. 오는 11월부터는 매매 수량 단위도 기존 1주에서 20주로 확대된다.
이와 함께 정부는 기업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 등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코스닥 시장의 체질 개선과 상장기업 경쟁력 강화 방안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정부가 추가 규제 카드를 꺼내든 것은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시장 변동성을 확대했다는 비판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실제 국회에서도 여야가 투자자 보호 장치 강화를 요구한 가운데, 정부가 발표할 후속 제도가 시장 변동성을 얼마나 완화할 수 있을지가 향후 자본시장 정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강민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