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사건 재판에서 거짓 증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 특별검사팀이 항소심에서 벌금 1천만원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 심리로 19일 열린 윤 전 대통령의 위증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특검팀은 재판부에 1심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1천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일반이적 혐의 사건에서도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며 "실효적인 처벌은 벌금형을 집행하는 것"이라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특검팀이 1심에서 징역 2년을 구형했던 것과 달리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요청한 것은 윤 전 대통령이 다른 형사사건에서 이미 중형을 선고받은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내란 우두머리 및 일반이적 사건은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각각 항소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19일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국무회의 소집 경위와 관련해 허위로 증언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한 전 총리가 "합법적 외관을 갖추기 위해 국무회의를 소집하자"고 건의했는지를 물었다. 윤 전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이 외관을 갖추려고 온 인형도 아니고, 너무 의사가 반영된 질문 아니냐"고 답했다.
특검팀은 해당 답변이 한 전 총리의 건의 이전부터 윤 전 대통령이 적법한 국무회의 개최를 계획했던 것처럼 사실관계를 왜곡한 증언이라고 판단해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을 위증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지난 5월 윤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의 건의와 관계없이 윤 전 대통령이 처음부터 국무위원들을 소집할 계획을 갖고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위증죄는 증인이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사실을 진술할 때 성립한다며 윤 전 대통령의 법정 진술이 기억과 다른 허위 진술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국무위원들의 모임을 국무회의로 인식했는지에 관한 윤 전 대통령의 발언도 객관적 사실보다는 주관적 평가나 의견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이에 특검팀은 1심이 윤 전 대통령의 증언 내용과 당시 국무회의 소집 과정을 잘못 판단했다며 항소했다. 항소심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이 처벌할 수 있는 사실 진술인지, 개인의 인식과 평가에 불과한지가 유무죄를 가를 핵심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종결하고 추후 선고기일에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1심이 인정한 "기억에 반한 진술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항소심에서도 유지할지가 이번 재판의 핵심이다.
백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