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과거 가족과 함께 김포공항 귀빈실을 이용한 일과 6·3 지방선거 당시 정당명이 적힌 옷을 입고 촬영한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게시한 일로 경찰에 고발됐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2일 용 의원을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발 내용 가운데 하나는 2023년 3월 용 의원의 김포공항 귀빈실 이용이다.
서민위에 따르면 용 의원은 당시 가족과 제주도로 이동하기 위해 김포공항을 찾았고 이 과정에서 가족과 함께 공항 귀빈실을 이용했다.
서민위는 한국공항공사의 귀빈실 운영 예규를 근거로 문제를 제기했다. 귀빈실은 이용 대상자가 공무를 수행하는 경우에 사용할 수 있으며, 공무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이용 대상자의 부모는 이용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당시 제주 방문이 공무 목적이었는지, 함께 귀빈실을 이용한 가족이 규정상 이용 대상에 해당했는지 등을 조사해야 한다는 게 서민위 측 입장이다.
다만 시민단체가 고발장에서 제기한 내용은 고발인의 주장으로, 용 의원의 직권남용 혐의가 확인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귀빈실 이용 경위와 당시 적용된 규정, 용 의원이 자신의 권한을 부당하게 행사했는지 등은 경찰 수사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도 고발장에 포함됐다.
서민위는 용 의원이 지난 6·3 지방선거를 앞둔 5월 중순 광주 광산구에 있는 기본소득당 박은영 후보의 선거사무소 앞에서 정당명이 표시된 옷을 입고 영상을 촬영한 뒤 이를 SNS에 게시한 점을 문제 삼았다.
서민위는 공직선거법상 후보자가 아닌 사람이 선거일 12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 정당명이 인쇄된 의류 등을 착용하는 행위가 제한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해당 행위가 실제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는 당시 용 의원의 신분과 옷에 표시된 내용, 영상 촬영 목적 및 게시 방식, 구체적인 선거운동 상황 등을 토대로 수사기관이 판단할 사안이다.
이번 고발은 용 의원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국회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개각에서 용 의원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용 후보자는 2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본격적인 청문회 준비에 들어갔다.
용 후보자는 이날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 요구에 대해서도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인사청문회라는 것이 단순하게 혼자 이야기하는 공간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소통하는 공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청문회 과정에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겠다고 했다.
의원직을 실제로 내려놓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기본소득당의 유일한 현역 국회의원인 용 후보자의 의원직 유지 여부는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정치권의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오른 상태다.
이번 고발에 대해서는 용 후보자 측의 구체적인 입장이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이 고발장을 검토해 정식 수사에 착수할 경우 김포공항 귀빈실 이용이 당시 규정에 어긋났는지와 지방선거 당시 촬영·게시한 영상이 공직선거법상 금지되는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가 각각 판단 대상이 된다.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검증을 앞두고 의원직 겸직 문제에 이어 과거 공항 귀빈실 이용과 선거운동 관련 고발까지 제기되면서 용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에 어떤 자료와 설명을 내놓을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추가됐다.
이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