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가 17일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과천 아파트 비거주 문제 등 야당이 제기한 의혹이 모두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경제정책을 총괄할 컨트롤타워를 조속히 세워야 한다는 데 여야가 공감하면서 보고서 채택이 이뤄졌다.
재경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 안건을 의결했다. 지난 15일 인사청문회를 실시한 지 이틀 만이다. 청문회 당일 보고서 채택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여야 간사 협의를 거쳐 별도의 전체회의에서 절차를 마무리했다.
야당은 이 후보자의 도덕성과 정책 판단을 둘러싼 우려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대내외 경제 상황에 대응할 책임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보고서 채택에 협조했다.
재경위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전체회의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많은 문제와 우려가 제기됐고 확실히 매듭지어지지도 못했다"면서도 "도탄에 빠진 민생경제를 하루속히 되돌릴 의무가 있는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이 후보자가 야당이 제기한 우려와 문제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재경위원장도 해당 약속이 충실하게 지켜지는지 감독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보고서 채택이 후보자에게 제기된 모든 문제에 대한 면책이라기보다 향후 정책 수행과 국회 대응을 지켜보겠다는 조건부 협조라는 의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이 후보자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이 후보자는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경제정책 관련 주요 보직을 거쳤으며, 재정경제부 1차관으로 근무하다 경제부총리 후보자로 발탁됐다.
지난 15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가 경기 과천 아파트를 장기간 보유하면서 실제 거주한 기간은 짧았다는 이른바 "비거주 1주택" 논란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야당은 정부가 실거주 중심의 주택정책을 강조해 온 점을 들어 이 후보자의 주택 보유 경위와 정책적 일관성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제 주택 비거주로 인한 논란과 국민들의 눈높이에 미흡한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해당 주택을 투기 목적으로 매입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야당은 장기간 보유하면서 실제 거주하지 않은 점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청문회에서는 부동산 문제 외에도 정부의 미래대응기금 조성 방안과 부동산 세제 개편, 대미 투자 협상 등이 다뤄졌다. 여야는 정책별로 평가를 달리하면서도 고물가와 민생 부담, 대외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려면 경제부총리가 정책 조정자로서 소신과 책임을 보여야 한다는 데는 공통된 주문을 내놨다.
채택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는 국회의장을 거쳐 대통령에게 송부된다. 국무위원은 국회의 임명 동의가 필요한 자리는 아니어서 이 대통령은 보고서를 받은 뒤 이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임명이 이뤄질 경우 이 후보자가 청문 과정에서 제기된 부동산 논란과 정책 소통 문제에 어떤 조치로 답할지가 첫 번째 검증 과제로 남는다.
김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