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농지투기 방지와 농지의 실제 활용을 위해 농지전수조사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논란과 반발을 이유로 정부가 조사를 미뤄왔지만, 헌법과 법률에 따른 농지 관리 원칙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농지조사 관련 설명글을 공유하며 농지전수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농지투기 방지와 제대로 된 농지활용을 위해 농지전수조사는 꼭 필요하다”며 “경자유전과 이를 지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헌법, 즉 국민의 명령”이라고 적었다.
이어 “저항과 반발 때문에 모든 정부가 회피했지만 저는 회피하지 않겠다”며 농지 관리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농지법상 농지는 농업 경영에 이용하는 것을 전제로 취득할 수 있지만, 실제로 농사를 짓지 않고 땅값 상승만을 기다리거나 불법 임대하는 사례가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행위에 대해 “농사짓겠다고 신고하고 산 농지를 땅값 상승만을 기다리며 방치하거나 불법 임대하는 경우 강제 매각하라는 것이 국민과 국회가 정해준 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키지 않을 법이라면 만들지 말든지 폐지해야 마땅하다”며 법을 위반해 농지를 보유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농지전수조사의 취지가 모든 농지 소유자를 대상으로 한 일률적인 제재에 있지는 않다는 점도 설명했다. 그는 “농사를 짓다 고령으로 못 짓는 경우나 상속받은 농지는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농지투기 목적의 소유와 불가피한 사정으로 농사를 직접 짓지 못하는 경우를 구분해 조사와 처분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구체적인 조사 범위와 방식, 대상 농지의 판단 기준 등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설명과 후속 행정 절차를 통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농지투기 세력의 반발이 농지전수조사에 대한 오해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농지투기 하는 분들이 정부와 저를 공격해서 자신에 대한 투기 제재를 무산시키기 위해 비대상자들을 자기편에 세우려고 거짓말로 선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또 “지지율이 떨어지면 개혁을 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이라며 개혁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부담에도 추진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방해가 많아지고 반발이 커져도 할 일은 해야 한다”며 “대다수 선량한 국민 여러분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에게는 농지조사 취지를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해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추석 물가 안정과 농축수산 분야 행정에도 힘써달라며 감사를 표했다.
농지전수조사는 농지 소유와 이용 실태를 확인해 투기와 불법 임대 여부를 가려내는 작업이다. 향후 조사 과정에서는 실제 농업 경영 여부와 소유 경위, 임대차 관계 등을 어떻게 확인할지, 고령 농업인과 상속 농지를 어떤 기준으로 구분할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백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