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50%대 후반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소폭의 하락세가 이어지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반면,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변동 없이 제자리걸음을 하며 30%에 달하는 무당층의 표심을 어느 쪽도 흡수하지 못하는 정치적 교착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9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10월 1주차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57%로 나타났다. 이는 2주 전 조사보다 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반면, 부정 평가는 3%포인트 상승한 34%로 집계되어 긍·부정 격차는 23%포인트로 좁혀졌다.
이번 지지율 하락은 최근 정부가 연일 민생 경제와 규제 합리화 등 경제 이슈에 집중하는 가운데 나타난 결과여서 주목된다. 대통령실은 국무회의 등을 통해 장바구니 물가 안정과 불합리한 유통 구조 개혁을 강조하고, AI 산업 육성을 위한 금산분리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경제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적 노력이 아직 국민 다수가 체감하는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고물가 등 경제적 불안감이 대통령 지지율에 미세한 조정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1%, 국민의힘 22%로 2주 전과 동일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여당인 민주당의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지 못하고 40% 초반대에 머물러 있는 점은 과제로 남았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역시 20% 초반의 지지율에서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지지하는 정당이 없거나 응답을 유보한 '태도 유보층'이 30%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양당 모두에게 기회이자 위기 요인이다. 현재의 정치 지형에 만족하지 못하는 중도·무당층의 마음을 사로잡는 정당이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쥘 수 있지만, 반대로 양당 모두 기성 정치에 대한 실망감을 키우며 정치 불신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5.6%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