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가 최근 불거진 한의 난임치료 효능 논란을 가라앉히기 위해 보건복지부 장관과 의료계 대표가 참여하는 공개 토론회를 공식 제안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통령 업무보고 과정에서 한의약 난임치료의 과학적 근거를 폄훼했다는 이른바 "망언 논란" 이후, 한의계가 정부와 양의계를 향해 정책 검증을 위한 공론의 장으로 나오라며 승부수를 던진 모양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보건복지부 장관과 대한한의사협회장, 대한의사협회장이 참여하는 "한·양방 난임치료 공개 토론회" 개최를 제안했다. 이번 제안은 양의계 일각에서 제기된 한의협 측의 공청회 제안설을 일축하는 동시에, 정부 주관 하에 한의 난임치료의 과학적 성과를 입증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한의협은 정부가 주도하는 과학적 검증의 장이라면 언제든 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의협은 이번 토론회가 단순히 한·양방 간의 설전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수십 년간 양방 난임치료에만 편중되어 온 정부 지원 정책의 실효성을 함께 짚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계적으로 행해지는 양방 치료의 한계와 그간 투입된 예산 대비 결과물을 대조하여,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건강하고 효과적인 지원 방식이 무엇인지 국민 앞에서 가려내자는 논리다.
토론의 급을 높이기 위해 "3자 대면"을 강조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의협은 의료계의 하부 조직인 한방특별대책위원회 등을 내세우지 말고 대한의사협회장이 직접 나설 것을 촉구했다. 무엇보다 난임 치료 지원 정책의 총 책임자인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의 참석을 필수 조건으로 내걸었다. 정책 결정권자가 빠진 상태에서의 공방은 실제 난임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많은 난임 부부들이 양방 치료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한의 치료를 병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의협은 이러한 현장의 실태를 강조하며 "많은 부부가 한의 치료를 통해 새 생명을 잉태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토론에 참여해 편향된 지원 정책의 결과물을 되짚어보고, 진료비 부담 완화와 출산율 제고를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제안은 정은경 장관의 발언으로 촉발된 의·한 갈등이 정책 검증이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정부가 한의계의 이 같은 정면 돌파 제안에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에 따라 향후 난임 지원 사업의 향방은 물론 저출생 대책 전반의 틀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의계의 이번 공세가 고착화된 난임 지원 시장의 판도를 흔드는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