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과거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오늘부터 총 5만 원 규모의 이용권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보상 방식이 자사 서비스 이용을 강제하는 쿠폰 형태인 데다, 사용 조건마저 까다로워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진정성 없는 생색내기용 보상"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쿠팡 측이 제시한 보상 패키지는 쿠팡과 쿠팡이츠 이용권 각각 5,000원, 여행 상품 전용인 쿠팡 트래블과 명품 쇼핑 서비스 알럭스 이용권 각각 2만 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불만을 키운 것은 지나치게 짧은 유효기간과 환불 불가 규정이다. 쿠팡은 해당 이용권의 사용 기한을 오는 4월 15일까지로 설정해 단 3개월 내에 소진하도록 강제했다. 또한 결제 시 이용권 금액보다 적은 상품을 구매하더라도 차액을 환불해주지 않기로 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특히 비판의 화살은 보상안의 절반에 해당하는 쿠팡 트래블과 알럭스 이용권에 집중되고 있다. 쿠팡 트래블 이용권 2만 원은 국내 여행 상품 구매 시에만 사용이 가능하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활용도가 높은 치킨이나 커피 등 음식 쿠폰 서비스에는 적용할 수 없도록 제한을 두었다. 명품 쇼핑 서비스인 알럭스 역시 고가의 상품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2만 원의 보상금을 쓰기 위해 수십만 원 이상의 추가 지출을 해야 하는 구조다.
소비자 단체와 피해자들은 이번 보상안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실질적인 피해 배상이라기보다, 자사 서비스 이용자를 묶어두려는 판촉 행사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한 소비자 권익 보호 단체 관계자는 "개인정보 관리 소홀로 피해를 입힌 기업이 보상금을 자사 매출로 환수하려는 태도는 부적절하다"며 "사용처 제한이 없는 현금성 보상이나 상시 할인권 등 피해자가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쿠팡 측은 이에 대해 "피해자분들께 사과의 의미를 담아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의 이용권을 통합해 제공한 것"이라며 "정해진 기간 내에 고객들이 최대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용자들의 싸늘한 시선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조사 결과와 향후 법적 분쟁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쿠팡의 이번 보상 행정은 기업 이미지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