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14일 오전 방송인 박수홍 씨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며 회삿돈 수십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친형 박모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형수 이모 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박 씨 부부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며 원심이 법리를 오해하거나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10년 이하의 징역형이 선고된 사건에서 양형 부당만을 이유로 한 상고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했다.
박 씨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동안 연예기획사 라엘과 메디아붐 등 2곳을 운영하며 박수홍 씨의 출연료 등 회삿돈 61억 7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조사 과정에서 박 씨가 회삿돈으로 변호사 선임 비용을 지불하거나, 허위 직원을 등록해 급여를 지급하고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재판의 쟁점은 횡령액의 규모와 형수 이 씨의 공모 여부였다. 1심은 박 씨가 회삿돈 20억 원 상당을 횡령한 점은 유죄로 인정했으나, 박수홍 씨 개인 자금 16억 원가량을 빼돌렸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당시 이 씨는 회사 운영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이 씨의 가담 정도를 다르게 해석했다. 2심은 이 씨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허위 급여 지급 과정에 관여한 점을 인정해 유죄로 뒤집었다. 박 씨에 대해서도 가족 회사라는 특수성을 이용해 동생의 신뢰를 악용했다는 점을 들어 형량을 징역 3년 6개월로 높이고 법정 구속했다.
박 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으며, 이 씨는 자신은 법인 운영에 실질적으로 개입하지 않아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상고했다. 대법원 선고 공판 현장에서 박 씨 부부 측 대리인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법정을 빠져나갔다.
이번 판결로 4년 가까이 이어진 박수홍 씨 형제간의 법적 공방은 일단락됐다. 다만 횡령액 중 상당 부분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지점과 가족 간 재산 범죄를 처벌하지 않는 친족상도례 적용 여부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은 제도적 과제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