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개 토론에서 이준석과 전한길이 맞붙은 이른바 ‘끝장토론’이 온라인 공간을 뜨겁게 달궜다.
[출처 : 펜앤마이크 유튜브 갈무리]
그러나 토론의 열기와 달리, 남은 것은 차분한 검증이 아니라 자극적인 문장과 확신에 찬 주장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논란의 중심에는 “25년간 극비로 부정선거 시스템이 구축됐다”는 주장이다.
발언의 수위는 높았지만, 구체적 물증과 구조적 설명은 충분히 제시됐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그 정당성을 흔드는 발언은 무엇보다 엄격한 증거와 검증을 요구받는다.
토론은 본래 서로의 논지를 교차 검증하는 자리다. 하지만 이날 공방은 ‘팩트 대 팩트’라기보다 ‘확신 대 확신’의 구도로 흐르며, 시청자에게 판단의 부담을 넘기는 장면이 반복됐다.
의혹 제기는 자유지만, 그 무게에 상응하는 책임 또한 따라야 한다.
정치적 불신이 누적된 사회에서 ‘거대한 음모’ 서사는 빠르게 확산된다.
단순하고 강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단순함이 아니라 복잡한 절차와 검증의 축적 위에 선다. 제도의 신뢰를 뒤흔드는 주장일수록 더 높은 증명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이번 토론은 또 하나의 질문을 남겼다. 우리는 의혹을 소비하고 있는가, 아니면 사실을 확인하고 있는가. 공론장이 감정의 확성기로 변질될 때, 가장 먼저 손상되는 것은 사회적 신뢰다.
정치적 공방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주장과 검증의 간극이 메워지지 않는 한, ‘끝장토론’은 끝내 아무것도 끝내지 못한다. 남는 것은 더 깊어진 진영의 골과, 피로해진 시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