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는 시작보다 마무리가 중요하다.
그러나 그 마무리가 ‘방치’로 끝났다면, 그것은 수사가 아니라 책임의 회피다.
대전지검 서산지청이 최근 경찰로부터
받은 불송치 결정 기록 4건.
그중 2건은 음주운전 사건이다.
문제는 그 결과다.
공소시효가 지났다.
법은 더 이상 이들을 처벌할 수 없게 됐다.
이 사건들은 2021년,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청했던 사안이다.
그러나 그 보완수사는 무려 5년 동안 진행되지 않았다.
시간은 흘렀고, 정의는 멈췄다.
멈춘 수사, 사라진 책임
보완수사 요구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다.
그것은 ‘이 사건을 끝까지 밝혀달라’는 사법의 요청이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그 요청이 사실상 무력화됐음을 보여준다.
경찰은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고,
검찰은 이를 통제하거나 점검하지 못했다.
그 사이에서 사라진 것은 단 하나다.
책임이다.
공소시효,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
공소시효는 법적 안정성을 위한 장치다.
그러나 그 전제는 분명하다.
국가기관이 성실하게 수사를 수행했을 때만 정당성을 갖는다.
이번 사건처럼,
국가기관의 미비로 인해 시효가 만료됐다면
그 결과는 ‘법적 안정성’이 아니라
‘책임 회피의 제도화’에 가깝다.
음주운전은 단순한 교통 위반이 아니다.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범죄다.
그 범죄가 처벌받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무엇으로 안전을 보장할 것인가.
수사권 조정 이후, 더 무거워진 책임
수사와 기소가 분리된 이후
경찰의 수사 권한은 확대됐다.
동시에 책임도 커졌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묻는다.
권한은 커졌는데,
책임은 함께 커졌는가.
보완수사 요구가 5년 동안 방치됐다면
그것은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다.
시스템의 실패다.
정의는 지연될 수 없다
정의는 지연될 수 없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음주운전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형사사법 시스템이
얼마나 촘촘하게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시험대다.
그리고 지금, 그 시험의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다.
남겨진 질문
누가 이 책임을 질 것인가.
왜 5년 동안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는가.
그리고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으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