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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수사로 번진 스타벅스 "탱크데이"…고의성 입증이 쟁점

강동욱 기자 | 입력 26-05-27 10:35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에 대한 경찰 수사로 이어졌다. 경찰은 시민단체와 5·18민주화운동 유족 측 고발 사건을 병합해 수사하고 있으며, 향후 프로모션 기획 과정과 고의성 여부를 확인하는 데 수사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최근 정 회장과 손정현 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 등을 상대로 제기된 고발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2일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을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했고, 지난 25일에는 광주 남부경찰서에서 5·18 유공자와 유족 등 26명에 대한 고소인 조사도 진행했다.

논란은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 18일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물려 "탱크데이" 마케팅 콘텐츠를 내놓으면서 불거졌다. 일부 시민단체와 5·18 단체는 해당 표현이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계엄군의 무력 진압을 연상시킨다며 역사 왜곡과 희생자 모욕이라고 반발했다.

정 회장은 논란이 커진 뒤 직접 사과했다. 그는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신세계그룹은 자체 조사 과정에서 스타벅스코리아 이커머스팀과 전략기획본부, 대표이사 등 결재 라인에 대한 포렌식과 교차 조사를 진행했지만 현재까지 고의성을 입증할 명확한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경찰 수사는 프로모션 문구가 어떤 경위로 만들어졌고, 내부 검수 과정에서 5·18 관련성을 인식했는지 여부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정 회장의 사과문에는 일부 마케팅 관계자들이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해 자료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경찰이 향후 신세계그룹이나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를 상대로 압수수색, 메신저 기록 확보 등 강제수사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실제 형사처벌까지 이어지려면 법리적으로 넘어야 할 쟁점이 적지 않다. 우선 모욕죄와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가 특정돼야 한다. 법조계에서는 "탱크데이" 문구가 누구를 직접 지칭한 것인지, 5·18 유족과 유공자 단체를 피해자로 특정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라고 보고 있다.

고의성 입증도 중요하다. 스타벅스코리아 측이 5·18을 비하하거나 조롱하려는 의도를 갖고 해당 프로모션을 기획했다는 점이 확인돼야 한다. 단순히 문구가 부적절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명예훼손이나 모욕 혐의가 곧바로 인정되기 어렵고, 기획 문서나 내부 대화, 결재 과정에서의 인식 여부 등이 보강 증거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18 특별법 적용 여부도 다툼이 예상된다. 해당 법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나 왜곡 행위를 처벌하는 취지다. 그러나 "탱크데이"라는 문구 자체가 명백한 허위 사실을 담고 있는지, 또는 5·18을 직접적으로 왜곡한 표현으로 볼 수 있는지는 수사와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

정 회장 개인의 형사 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지도 별도 쟁점이다. 실무진 차원에서 부적절한 마케팅 문구가 사용됐다고 하더라도, 정 회장이 이를 사전에 인식하거나 지시·승인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단순히 그룹 총수나 최종 책임자라는 이유만으로 형사상 공범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다는 법조계 의견도 있다.

경찰은 고소인 조사에서 해당 문구를 보고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5·18과 관련해 어떤 트라우마가 있는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탱크데이" 표현이 5·18민주화운동과 실질적으로 연결되는지, 유족과 유공자들에게 모욕적 의미로 받아들여졌는지를 따져보기 위한 절차로 해석된다.

이번 사건은 기업 마케팅의 역사 인식 문제에서 출발했지만, 수사는 표현의 고의성, 피해자 특정성, 특별법 적용 가능성, 경영진 책임 범위까지 넓어지고 있다. 경찰이 내부 자료 확보와 관계자 조사를 통해 고의성을 입증할 단서를 찾을 수 있는지가 향후 수사의 방향을 가를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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