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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연명의료의향서 온라인 등록 추진…연명의료 중단 논의 말기까지 넓힌다

이수민 기자 | 입력 26-06-03 16:29



정부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온라인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선다. 연명의료 유보·중단 가능 시기를 현재 임종기에서 말기 단계까지 넓히는 방안도 논의한다.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확대하겠다는 취지지만, 환자단체는 말기 판단 기준과 상담 절차가 정교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우려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일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를 열고 "제2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2024~2028)"의 2026년 시행계획을 심의·확정했다. 이번 시행계획은 "누구나 삶의 존엄한 마무리를 보장받는 사회"를 비전으로 이용자 선택권 보장 확대, 제도 이행 기반 강화, 제도 인식 개선과 확산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방식이다. 현재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등록기관을 직접 방문해 대면 상담을 거친 뒤 작성해야 한다. 정부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줄이기 위해 온라인 등록 절차를 마련하고 관련 법령을 정비할 계획이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19세 이상 성인이 향후 임종 과정에 놓였을 때 연명의료 중단 등에 관한 자신의 의사를 미리 밝혀두는 문서다.

복지부는 기존 대면 등록기관도 계속 늘리기로 했다. 보건소와 노인복지관 등을 중심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을 확대하고, 윤리위원회가 설치된 의료기관도 활용할 방침이다. 정부는 고령자 등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상담을 지원해 온 만큼, 온라인 등록과 대면 상담을 병행해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연명의료 유보·중단 가능 시기를 넓히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 연명의료 유보·중단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복지부는 이를 말기 환자 단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놓고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등과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적용 기준과 절차는 사회적 논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마련한다는 설명이다.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시기도 앞당기는 방안이 검토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말기 환자 또는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담당의사와 상의해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다. 정부는 환자와 의료진이 더 이른 시점부터 연명의료 문제를 상담할 수 있도록 "말기"인 작성 시기를 "말기가 예견되는 시점"으로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연명의료결정제도 수행 의료기관도 확대된다. 복지부는 종합병원과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의료기관윤리위원회와 공용윤리위원회 설치를 늘릴 계획이다. 환자의 의사가 의료기관 어디에서나 존중될 수 있도록 제도 수행 기반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법정 서식을 전자문서 형태로 전환해 보관하는 서식관리시스템도 구축한다.

호스피스 분야에서는 인프라 확충과 수가 개선이 추진된다. 복지부는 가정형 호스피스 활성화를 위해 수가를 개선하고, 호스피스 전문기관과 종합정보시스템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의료기관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 종사자 교육도 확대한다. 생애 말기 돌봄의 질을 높이기 위한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방향이다.

환자단체는 정부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장 혼선을 우려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입장문을 통해 환자의 자기결정권 확대는 필요하지만, 말기 판단 기준이 정교하게 마련되지 않으면 치료 가능한 환자가 조기에 치료를 포기하게 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도입에 대해서도 보완 장치를 요구했다. 중증질환연합회는 연명의료 중단은 생명과 직결된 결정인 만큼 비대면 등록 과정에서 환자가 제도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변의 강요나 심리적 위축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작성하는 일을 막기 위해 전문 상담원과의 화상상담 의무화, 단계별 필수 교육 영상 시청, 철회 절차 안내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연명의료 유보·중단 시기를 말기로 넓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질환별 표준 가이드라인을 요구했다. 임종기와 달리 말기는 예측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의료기관이나 의사별 판단 차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단체는 자기결정권 존중이라는 명목 아래 치료 기회가 줄어드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은 "생애 말기의 문제는 나와 내 가족,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우리의 이야기"라며 "국민이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준비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제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명의료 제도 개편은 접근성 확대와 환자 보호 장치 마련을 동시에 요구받는 과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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