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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가계대출 총량 여력 늘려 30조원 추가 공급…실수요자 숨통

주민지 기자 | 입력 26-08-14 10:08



주택담보대출과 잔금대출을 구하지 못해 여러 은행을 전전하는 실수요자가 늘자 정부가 올해 금융권의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두 배로 높였다. 전체 금융권에서 취급할 수 있는 가계대출 규모는 기존 계획보다 약 30조원 늘어난다.

금융위원회는 13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에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 수준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추산한 전체 가계대출 규모는 약 1천800조원이다. 기존 목표에 따른 연간 증가 허용액은 30조원 안팎이었지만 3%를 적용하면 60조원 내외로 확대된다. 기존 계획과 비교해 약 30조원의 추가 대출 여력이 생기는 구조다.

다만 30조원은 정부가 별도 기금을 조성해 공급하는 정책자금이 아니다. 금융권이 올해 말까지 늘릴 수 있는 가계대출 규모를 관리 목표에 따라 환산한 수치다. 이미 취급된 대출을 제외한 실제 잔여 한도도 30조원과 일치하지 않는다.

조정된 목표는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뿐 아니라 보험사와 카드사,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전 금융권에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별 상반기 대출 증가액과 영업 특성, 기존 목표 초과 여부 등을 반영해 개별 관리 한도를 정할 방침이다. 모든 금융회사의 한도가 일률적으로 두 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지난 4월 가계대출 증가율을 1.5%로 제한한 뒤 주택 거래와 신용대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면서 일부 은행은 연간 한도를 조기에 소진했다. 5대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액은 약 4조3천400억원이었지만, 지난 12일 기준 증가액은 5조5천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낮추고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접수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총량을 관리했다. 일부 은행에서는 하루 접수 물량을 제한하면서 신청자가 새벽부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는 이른바 "대출 오픈런"도 벌어졌다.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잔금대출을 확보하지 못한 계약자의 불만도 이어졌다.

정부는 늘어난 여력을 주택공급 촉진과 청년 주거 안정, 실수요자의 자금 애로 해소에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재건축·재개발 이주비와 신축 주택의 중도금·잔금대출 등 이미 계약이나 사업 일정이 정해진 자금 수요가 주요 대상이다.

가계대출 총량을 늘리면서도 주택담보인정비율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차주별 규제는 유지한다.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 역시 바뀌지 않는다. 총량 확대가 고가 주택 매입이나 다주택자의 투기성 대출로 이어지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전세대출 관리도 강화한다. 수도권이나 규제지역에 주택을 보유하고도 실제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는 전세대출 보증을 제한한다. 다주택자에게 적용하던 제한을 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까지 넓히는 방식이다.

정부는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2030년까지 8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중장기 목표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올해 총량 목표를 늘리되 실수요와 투기 수요를 나눠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은행이 기존 대출 제한을 바로 해제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각 금융회사는 금융당국과 세부 관리 목표를 협의한 뒤 주택담보대출 한도와 접수 채널 운영 방식을 조정해야 한다. 이미 기존 목표를 초과한 은행은 추가 여력을 받더라도 대출을 대폭 늘리기 어려울 수 있다.

총량 확대가 잔금대출과 이주비 등 실수요자의 자금난을 얼마나 줄일지는 금융회사별 한도 배분에서 결정된다. 약 30조원의 추가 여력을 실수요 대출에 우선 배정하면서 가계부채 증가와 주택가격 자극을 동시에 억제할 수 있는지가 이번 조치의 핵심 쟁점이다.

주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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