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주변 부지의 개발 기준을 완화하는 법안의 국회 처리가 일단 미뤄졌다. 여야는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용산공원 활용 방안을 추가로 협의한 뒤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여야는 20일 국회 본회의 안건 협의 과정에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을 이날 처리하지 않고 정부와 서울시의 논의 결과를 지켜보기로 의견을 모았다. 법안 처리 자체를 철회한 것은 아니며 관계기관 협의 이후 다시 본회의 상정을 추진한다.
개정안은 반환된 미군기지 전체가 아닌 일부 부지부터 단계적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도록 별도의 조성계획 수립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캠프킴 등 용산공원 주변 복합시설 조성지구에는 공원·녹지 확보 기준을 완화해 주택과 업무·상업시설 등을 공급할 수 있는 근거도 담겼다.
다만 최근 정부가 용산공원 일부 부지에 청년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법안의 성격을 둘러싼 논란이 커졌다. 국민의힘과 서울시는 개정안이 용산공원 개발의 물꼬를 터 녹지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충분한 여론 수렴과 지방정부 협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본회의에 계류된 개정안이 용산공원 본체부지를 주택용지로 전환하는 법안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개정 대상은 캠프킴 등 공원 외곽의 산재부지와 복합시설 조성지구이며, 용산어린이정원을 포함한 본체부지의 주택 공급 문제는 별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국토부도 개정안이 정부의 8·13 주택공급 대책에 포함된 용산공원 본체부지 개발과 직접 관련된 법안은 아니라고 밝혔다. 해당 개정안은 앞서 발표된 1·29 대책의 후속 법안으로, 일부 반환부지의 단계적 공원 조성과 캠프킴 등 주변 부지의 복합개발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가 서울 도심의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용산공원 내 공원·녹지 기능을 상실한 일부 공간을 청년주택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기존 개정안과 추가 개발 구상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체 녹지를 없애고 주택을 짓는 방식이 아니라 공원 기능을 잃은 일부 공간을 제한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번 사라진 도심 녹지는 되돌리기 어렵다며 용산공원 내 주택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법안 통과 여부는 국토부와 서울시가 용산공원의 보존 범위와 주택 공급 대상지를 놓고 어느 수준까지 접점을 찾느냐에 달렸다. 여야가 법안 처리 시점을 협의 이후로 넘기면서 용산공원 개발 문제는 국회 표결보다 정부와 서울시의 조정이 먼저 이뤄져야 하는 단계로 돌아갔다.